기사제목 [소강석 칼럼] “객석은 비었지만 음악은 흐르고 있듯이, 복음의 역사도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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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칼럼] “객석은 비었지만 음악은 흐르고 있듯이, 복음의 역사도 멈출 수 없다”

9월 마지막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기사입력 2021.09.2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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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배고프고 힘든 신학생 시절, 그 유명했던 프로야구, TV방송, 라디오 한 번을 제대로 듣고 본 적이 없습니다. 오로지 기도, 오로지 신앙에만 몰입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21살 때 화순백암교회를 개척하면서 저의 청춘은 펄펄 끊는 사명의 용광로 속에 던져졌습니다.

 

그 힘든 사투 끝에 예배당을 짓고 있을 즈음에 시내버스 안에서 뜻밖에도 전혀 새롭게 들려졌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그 노래는 바로 가수 이선희의 ‘J에게라는 노래였습니다. 그래서 푸른 청춘의 시절에 버스 차창에 기대어 듣던 ‘J에게는 지금까지도 제 마음에 불멸의 노래로 남아 있습니다. 당시는 J를 예수님으로 생각하고 들었고, 목회를 시작하면서부터는 떠나간 교인, 사랑하는 교인들을 J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산책 하거나 산행할 때 찬송가 대신 저도 모르게 나오는 노래 중에 하나가 ‘J에게라는 노래입니다.

 

그런데 추석 연휴 기간에 가수 이선희가 출연하는 감성 로드다큐 한 번쯤 멈출 수밖에라는 프로가 방영되는 것입니다. 마침, 저도 총회장 임기를 다 마치고 맞은 연휴라 오랜만에 기도원에 가서 쉬면서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첫째 날은 악동뮤지션이라는 두 남매 가수와 이선희 선생님이 순천 여행을 떠나는 장면이었습니다. 세 사람이 순천만의 갈대밭 사이를 걷는 장면이 나오는데 예전에 저도 걸어 보았던 길이라 오버랩이 되는 것입니다. “, 맞아 살면서 한 번쯤 멈추어야 되겠구나. 되돌아보아야겠구나.” 구태여 어느 책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멈춘다는 것은 단순한 휴식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일본의 신학자 고스케 고야마는 시속 3마일의 하나님이라는 책에서 사람이 걷는 속도는 시속 3마일인데, 하나님도 광야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하기 위해서 시속 3마일로 걸으셨다고 말합니다. 또 이스라엘 백성들 역시 하나님이 멈추게 하실 때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하나님을 깊이 묵상하고 교제하기 위함이었지요. 그래서 저 또한 멈춤의 의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날은 친구인 이금희 아나운서와 함께 전북 완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지난 번에 제가 완주 위봉교회 사적지 지정예배를 드리기 위해 다녀오다 숲길을 좋아해서 근처를 돌고 온 적이 있었는데 하필이면 제가 다녀온 그 길을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깜짝 놀랐습니다. 더구나 친구와 떠나는 여행이라 굉장히 자연스럽고 편하게 보였을 뿐만 아니라 저에게도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셋째 날은 김이나 작사가와 춘천으로 떠나는 여행이었는데 클라이맥스는 가수 이선희가 강변가요제가 열렸던 남이섬의 무대에 오르는 장면이었습니다. 가슴 벅찬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머리가 아닌 발끝이 기억하는 나이 스무 살의 내가 거기 있었습니다. 그때는 노래할 수 있는 무대가 있는 것만으로 너무 행복했습니다. 돌아본 길은 눈부신 날들이었습니다.” 그 말은 지금까지 살아온 날도 눈부시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도 눈부신 날이 될 것이라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가수 이선희에게 남이섬이 있었다면 저에게는 화순백암교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화순백암교회를 지었을 당시는 인터넷도 없고 기독교 신문도 없었지만, 가장 유명한 크리스천신문을 비롯하여 각 교계 신문과 잡지에 황무지에서 백합꽃을 피운 사람으로 보도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후에 서울로 올라오고 분당의 목회시대를 열면서 제가 교계에 맨발의 소명자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전국적인 지명도가 있는 목회자로 주목을 받게 되어 수많은 목회자 세미나와 부흥회를 다녔습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한인 교회가 있고 선교사가 있는 곳은 다 다니면서 세미나를 했습니다. 아니 원주민 집회도 엄청나게 많이 다녔지요. 오죽하면 제가 항공사 두 곳 모두 100만 마일을 넘게 다닐 정도니까요.

 

더구나 가장 어려운 시기에 우리나라의 가장 큰 교단의 총회장과 한교총 대표회장으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정말 지금까지 쉼 없이 교회와 복음을 위해서 달려왔습니다. 특별히 요즘은 한국교회 연합과 공적 사역에 올인해 왔습니다. 오죽하면 조용기 목사님께서 생전에 소강석 목사 같은 사람 한 사람만 더 있으면 한국교회를 지킬 수 있다고 하실 정도로 광폭 사역을 해 왔습니다. 또한 여러 언론사에서 소강석 목사야말로 합동 교단사에 남을 만한 눈부신 총회장이었다고 기사를 써줄 정도로 정말 후회 없이 모든 것을 다 바쳐 달려왔습니다.

 

다큐에 보면 객석은 비었지만 음악은 흐르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코로나 때문에 예배가 멈춰진 것처럼 보이지만, 예배와 복음의 역사는 결코 멈춰질 수가 없지요. 저 또한 총회장은 내려놓았지만 한교총 대표회장 임기 안에 연합기관을 하나로 만드는데 올인할 것입니다. 아니, 공적사역과 연합사역은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보다 앞으로 제가 달려가야 할 날들은 지금까지 달려온 날들보다 더 눈부신 날들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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