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사주는 목사님’ 양떼 커뮤니티 10주년 맞아

  • 입력 2021.09.28 17:10
  • 기자명 김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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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방황하며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일명 비행 청소년으로 주홍글씨가 찍힌 소년들을 찾아 나서서 늘 밥을 사주며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양떼커뮤니티 대표 이요셉 목사가 10월11일 설립 10주년을 맞는다.

 

10년 사역 동안 청소년들의 손을 잡아준 예는 대충 1000명이 넘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밤 늦게 전화가 걸려 오면 “배고파요 밥 사주세요”. 지친 목소리의 아이들이다. 이 목사는 그들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강남과 강북을 오가며 국밥도 먹이고 커피도 사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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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먹거리를 나누는 이요셉목사

 “집을 나와 밖으로 돌아다니는 대다수 아이가 제 밥을 먹었을 것”이라며 이 목사를 만난 아이들 몇 명만 거치며 그들의 거취가 파악될 정도다. 머리에 짙은 염색을 하고 온몸에 문신을 새긴 아이들부터 유흥주점과 성매매 올무에 걸린 소녀들 또 혼자서 아이를 낳고 전전긍긍하는 미혼모들까지 한 마디로 길 잃은 양떼들을 직접 찾아다니는 사역이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만난 계기는 2011년 전도사 시절이다. 교회에 몰래 들어와 술판을 벌이며 담배를 태우는 아이들을 몇 번 맞닥뜨리자 밥을 먹자며 그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당당한 외모를 가진 형 같은 청년이 야단이라도 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밥 먹자며 다가오자 아이들은 국밥집으로 따라나섰다. 빈속에 알코올로 젖은 속이 따뜻한 국물로 취기가 올라오면서 내뱉는 아이들의 사정은 참으로 다양 복잡했다.

 

아이들이 쪽방에 살며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다가 토요일 저녁이면 술을 마시기 위해 모인다는 것을 알게 되자 이 목사는 그들 앞에 나타나 밥 먹자며 설득하기 시작했다. 식비는 어마어마했고 설교나 후원금으로 충당했지만 늘 부족했다. 그뿐 아니라 아이들 누군가가 전화를 걸어 이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래서 경찰서로 법원으로 드나들게 됐다.

 

현재 약 120명의 청소년을 돌보는 팀원 중 ‘양떼’ 출신 2명을 포함 직원 3명, 봉사자 15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현역 경찰·범죄심리사 등 봉사자들은 직접 아이들 마음의 문이 열리도록 기다리며 아픈 상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하고 있다. 불법 대출 또는 도박 사이트 운영에 가담하거나 노출된 아이들을 계도하기도 한다. 아이 중 강한 공격적 성향이 있는 경우나 타인의 간섭조차 거부하는 때도 있어 집단 상담을 통해 접점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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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거리학교 여름수련회

양떼 커뮤니티의 사역은 몇 가지로 구분한다. 대부분 학업을 중단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거리학교’에 매달 10여 명 아이가 모인다. 계절학기도 열고 성교육도 진행하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에 대한 부족한 인지능력을 피해자들의 심중을 헤아릴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특수부서로 폭력 모임에 가담한 아이들이나 성매매 및 유사 성매매 업소에 발을 담근 아이들을 대상으로 보호관찰 하며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리며 스스로 행동에 대한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애쓰고 있다.

또 하나는 늘 배고픈 아이들에게 밥을 사주며 지원하는 한계에 직면하고 아이들에게도 자립할 경제기반을 마련할 것을 고민하며 시작한 ‘옥면가’식당이다. 2019년 중국 옌지 여행 중에 옥수수면을 접하고 아이디어를 얻어 요식업계에 있는 신진욱 대표를 만나 메뉴 개발을 시도하고 가게를 열었다.

 

서울 공덕역 1호점, 강남구청 2호점, 인천 청라 3호점에는 양떼 출신 중 요리에 관심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들 스스로 기술연마로 자립할 용기를 주고 수익이 많아지면 필리핀에 학교, 보육원을 세우는 일도 계획한다고 밝혔다.

 

매주 수요일 8시 예배, 주일 오후 4시 예배를 기점으로 양육과 선교사역, 기도회를 이끌며 국내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비전을 심어주는 기독대안학교 역할도 확장하고 있으며 평안의 하나님을 만나도록 인도하고 있다.

 

10주년을 맞는 이 목사는 “현재 미혼모 사역도 활발히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이주민 가족 사역도 기도로 준비”한다며 처음에 세웠던 목적대로 위기 청소년들에게 에수 그리스도를 심어주는 다리가 되도록 한 영혼 아이들의 가슴마다 상처를 딛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길 소망하며 편향된 따가운 시선이 아닌 변화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사회가 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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