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우편 배달부

  • 입력 2014.12.30 14:58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ㅇㅏㄴㄷㅗㅎㅕㄴ ㅁㅗㄱㅅㅏ.jpg
안도현 목사 (아름다운교회)
[프로필]
▣ 순복음 신학교 교수
▣ 일산기독교연합회 회장
▣ 사랑이 있는 마을 담임
▣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연일 이어지는 폭설에 우편배달부들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밤사이 많은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도로가 빙판길이 되면 차바퀴가 미끄러져 운전하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이러한 때에 오토바이를 이용해서 일하는 우편배달부들의 고생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한편 최근 발표된 10대 몰락 직종 중 1위는 우편배달부라고 합니다. 그만큼 업무가 힘이 듭니다. 그럼에도 대다수 우편배달부들은 주어진 우편물을 전달해 주어야 하는 책임 때문에 저녁 늦은 시간까지 배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그리스도인도 우편배달부입니다. 하늘나라의 우편물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는 천국 우편배달부입니다. 우리가 전하는 것은 하나님의 편지입니다. 이 편지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담겨 있고, 예수님께서 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고, 고난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죽었다가 부활하셨고, 승천하신 후 마지막 날에 다시 오신다는 소식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귀중한 편지를 공짜로 전달해주면서도 정작 편지를 받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감사도 받지 못합니다. 오히려 편지 받기를 귀찮아하고 때로는 화를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저 사람에게 이 편지를 줘봐야 아무 소용이 없어요. 원하지 않으니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복음 전하는 일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생깁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들이 싫어해도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우편배달부는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만 배달을 해서는 안 됩니다. 받는 사람의 반응이 어떠하든지 상관없이 주어진 우편물을 받을 자들에게 반드시 전달해 주어야 합니다. 전해야 할 물건을 가지고 시간을 끌거나 미루면 안 됩니다.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편지를 불이요 몽둥이라고 했습니다. 바울은 칼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듣기 좋은 것들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때에 따라 그런 메시지도 필요하기 때문에 하나님은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예레미야는 사람들에게 그 편지를 전하기 힘들어서 눈물을 흘려야 했고, 바울도 박해를 받아야 했습니다.

 

우편배달부는 전하라는 것만 전해야 합니다. 다른 말을 전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많은 우편배달부들이 하나님이 전하라고 한 편지가 아닌 자기 편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인들이 하나님의 편지는 읽지 못하고 사람의 편지만 읽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금년 여름에 세계 최고령 신문배달부이자 우편배달부로 추정되는 일리노이 주 크리스토퍼의 마빈 틸 할아버지가 91세 생일을 앞두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틸 할아버지는 2주 전 갑자기 건강에 적신호가온 것을 느꼈지만, 배달 구역을 모두 돌기 전까지는 병원으로 갈 수 없다며 맡은 임무를 완수했고, 배달을 마치고 입원한 지 2주 만에 눈을 감았습니다.1923년생으로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이기도한 틸 할아버지는 우편배달부가 되기 전 교사에서부터 화학자까지 다양한 직업을 거쳤습니다. 그는 45세 때 우편배달부로 변신, 사람들에게 편지와 신문을 전하는 일로 여생을 보냈습니다.

 

틸 할아버지는 입원 전까지 주 5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자전거를 타고 우편배달을 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고, 사명감을 가지고 일한 틸 할아버지는 진정한 직업윤리를 가진 분이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가슴 뭉클한 감동과 함께 도전을 줍니다. 그리스도인 모두는 하나님 나라의 우편배달부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에 돌아가기까지 우리는 틸 할아버지와 같이 최선을 다하여 우편배달을 해야 합니다.한 해 동안 과연 우리는 성실하게 배달을 했는지, 하나님의 편지가 아닌 나의 편지를 전달하지는 않았는지, 배달 사고는 내지 않았는지 돌아보고 낙심된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나 힘을 내서 최선을 다해 전달해야 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