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교회는 개혁된 교회가 아니라 개혁되어가는 교회다”

  • 입력 2021.10.17 17:41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JPG

 

한국교회건강연구원(원장 이효상 목사)이 주최한 ‘종교개혁 504주년 포럼’ <종교개혁, 그 불꽃을 다시 점화하다>가 15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이효상 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포럼은 정연철 목사(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해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가 ‘종교개혁을 다시 생각하다’, 최식 목사(다산중앙교회)가 ‘종교개혁을 다시 시작하다’, 정성진 목사(크로스로드 이사장)가 ‘종교개혁을 다시 주문하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후 이장형 교수(백석대 윤리학)와 엄창섭 박사(고려대 의과대)가 지정토론을 이어갔으며, 이점봉 장로(경일교회)의 ‘종교개혁을 위한 기도’에 이어 질의응답 및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인사말을 전한 정연철 목사는 “어느 시대나 병든 교회, 비뚤어진 세계를 개혁함에는 말씀과 기도로부터 그 개혁의 힘이 나와야 한다. 강단이 희화화되니 말씀이 바로 선포되지 못하고 바로 선포되지 못하면 성도들이 바로 믿지 못하고, 바르게 살아가지 못한다”고 문제를 직시했다.

정 목사는 “개혁운동은 한 특출한 영웅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같은 뜻을 가지고 애쓰는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바람이 합쳐져서 드디어 어느 시점에서 두드러지게 되는 것이다. 개혁운동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공동작품이지 한 개인의 업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한국교회는 개인기는 장점이기만 팀웍이 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우리 민족 전체로나 한국교회가 당면한 현실적 모순들을 과감히 개혁하고 새로운 역사, 새로운 운명을 창출해 가려면 이 팀웍의 문제, 옳은 일을 함께 이뤄나가는 운동성을 길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진정 바른 개혁은 어제는 친구였고 동역자였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돌아서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서로 분열되어 서로 욕하는 ‘자기 의’에 치우친 개혁이 아니라, 철저한 자기성찰에서 시작하여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 듯이 세월이 가면서 조용하게 그러나 날마다 새로워지면서 만들어져 가는 개혁운동이어야 확장성이 있다”면서 “교회를 교회되게 하려는, 한국교회의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아 민족과 역사를 개혁하는 일에 자신의 가진 것을 헌신하고 바칠 수 있는 지도자들이 나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종교개혁을 다시 생각하다’를 주제로 발표한 손봉호 교수는 “종교개혁의 가장 중요한 공헌은 당시 천주교회에 상실된 성경의 권위를 회복한 것이고, 그 성경을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게 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자들만큼 성경을 올바로 해석하고 제대로 순종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구 개신교도 문화의 세속화, 과학만능주의, 식민지주의, 자본주의의 비성경적 요소들을 충분히 발견, 비판, 시정하는데 실패하므로 지금 막다른 위기에 처했다”며 “성경에 충실해서 종교개혁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고 발전시키지 못한 것이다. 한국교회는 서구교회의 실패에서 많은 것을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0.jpg

‘종교개혁을 다시 시작하다’를 주제로 발표한 최식 목사는 교회개혁을 다산중앙교회에 비추어 설명하는 가운데 “개혁교회는 한 번만 개혁하고 마는 교회가 아니라 날마다 자신을 개혁하며 살아야 한다. 개혁을 거부하는 세력이 있지만 그래도 계속 개혁을 외치며 개혁의 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개혁교회는 개혁교회답게 가야 한다. 날마다 자신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살아있는 교회로서, 예수님의 이름을 존귀케 하는 교회로서 이 땅에 세워질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한다”며 “종교개혁의 정신과 십자가 정신을 요구하는 역사의 요청을 겸허히 받을 때 오늘의 한국교회를 교회되게 한다고 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종교개혁을 다시 주문하다’를 주제로 발표한 정성진 목사는 한국교회의 회복과 개혁교회로의 거듭남을 위해 △무자격 목사안수 남발과 목회자 대량 양산의 개혁 △현재 진행중인 대형교회의 교회대물림, 즉 세습의 개혁 △지도자의 의식개혁 △빗나간 이단논쟁의 개혁 △연합운동의 개혁 등 ‘교회개혁 5대 과제’를 제안했다.

정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계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기도하며 연합운동의 새 장을 열기 위해 대타협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자신이 가진 기득권과 리더십을 최대한 활용해 교회개혁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목사의 목회는 짧지만 교회의 역사는 오래도록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종교개혁, 그 불꽃을 다시 점화하다> 포럼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가운데 참석인원 30명으로 제한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모든 과정은 유튜브로 공개됐다.

한국교회건강연구원은 11월22일경 ‘2022년 기획목회사역설명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가 될 내년 목회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00.JPG

이날 포럼을 기획한 이효상 목사는 “코로나 상황에서 ‘왜 종교개혁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 오늘날의 개혁교회는 개혁정신을 계승한 개혁주의 신앙의 길을 가기보다는 오히려 개혁교회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이상한 시도와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고 지목하면서 “개혁을 거부하고 가톨릭쪽으로 가면 교황이 되려는 것이고, 이단이나 사이비쪽으로 가면 ‘교주’가 되는 길 뿐”이라고 경계했다.

이어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고 고백하면서도 교회를 지극히 사적인 것으로 만들고, 회개를 이야기하면서도 재를 무릅쓰고 통곡하는 이가 너무 적기 때문에 오늘 교회는 ‘영적 쇠락’을 맞고 있다”며 “이 시대에 종교개혁자들의 정신과 신앙을 계승하는 믿음의 사람들, 프로테스탄트가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목사는 “종교개혁주일을 앞두고 한국교회와 크리스천들은 내가, 무엇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 답해야 한다”면서 “‘교회다움’이라는 투명성과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개혁정신이 답이자 길이다. 교회 스스로 먼저 바른 판단과 한몸 던져 부패를 막는 결단을 스스로 보이자. 내가 속한 작은 공동체부터 교회다운 교회로 만들어보자”고 요청했다.

000.JPG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