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속인 백만 명 시대

  • 입력 2021.10.22 09:0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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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정확한 통계를 낸 것은 아니겠지만, 줄 잡아 우리나라에 무속인이 100만 명이라는 설이 있다. 마음먹고 정확한 통계를 내보겠다고 나선 이가 없으니 신뢰도를 논하기는 뭣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정도로 우리나라에 무속인이 많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언젠가 어느 국회의원이 무슨 일로든가 TV에 나와서 말했던 기억에 의하면 무속인들도 단체를 만들어 때로는 단체행동도 불사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1965년에 만들어진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한국종교인협회의 전신)에도 민족종교모임이라는 단체로 가입이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들이 있다. 바로 정치인들이다. 특별히 대권을 한번 잡아보겠다고 나선 이들로서는 더욱 그러하다 하겠다. 근자에 구설수에 오른 야당의 어느 예비후보가 토론회에 나와 펴 보인 손바닥에 하필이면 ‘왕(王)’이라는 글자에 시선이 쏠렸던 일이 있었다. 무슨 연유로, 왜 그가 손바닥에 ‘王’이라는 글자를 썼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세간에 갖가지 말을 낳고 있어 그 속사정이 무척 궁금하다.

마음이 쓰였던지 그가 주일에는 또 교회에 출석해서 예배에 참석했다고 한다.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은 왜 대권에 욕심이 있는 사람은 미신을 많이 찾느냐 하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이 된 사람이거나 대권의 꿈을 꾸었던 사람이면 거의 그러한 모습을 보였다. 누구는 대통령을 세 번 낙선하고 선친의 묘소를 이장한 후에 당선이 되었다는 등의 일화가 그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믿는 자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오늘날의 이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한낱 바이러스에는 모두들 긴장을 하면서 정작 이렇듯 미신이 부흥하는 데는 도무지 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속인 100만 명 시대, 이 나라 백성들의 영혼을 송두리째 파멸의 길로 이끌고 가는 이 기막힌 현실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인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금은 교회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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