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는 왜 하지도 않은 말로 고통받나

  • 입력 2021.10.27 17:30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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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가 ‘교회가 정부에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는 부정확한 정보가 꼬리를 물고 끈질기게 회자되고 있다. 한국교회와 사회에서 워낙 주목받는 리더십이다보니 별의별 이야기들이 양산되고 더해지고 퍼뜨려지기에 웬만한 건 흘려넘기는 소 목사이지만, 이 부분만큼은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일찍이 SNS에 직접 언급하며 사실이 아님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소 목사는 유튜브에서 해당 발언을 한 당사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해명까지 했고, 그 원로목사는 “확인을 했어야 한다”며 “큰 실례를 범했다”고 유감을 표하고 마무리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후에 또 다시 유튜브에서 ‘소강석 목사가 한국교회가 정부에 사과해야 한다는 말을 했으면서 가짜뉴스라고 한다’는 내용이 유포되며 진실게임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유튜브 자료화면 어디에서도 소강석 목사가 ‘한국교회가 정부에 사과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장면도, 음성도 찾아볼 수 없다.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본 기자도 소 목사가 그런 말을 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소강석 목사를 둘러싼 유언비어.jpg

소 목사가 해당 발언을 했다는 자리는 2020년 11월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위드 코로나 시대 종교 영향도 인식조사’ 발표 특별기자회견이었다.

장소도 장소이거니와 이 자리는 교계언론뿐만 아니라 일반언론들과 방송국들의 카메라가 집중된 자리였다. 소 목사가 ‘한국교회가 정부에 사과해야 한다’는 발언을 정말 했다면 생생한 자료가 얼마든지 넘쳐나야 하고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야 하지만, 이상한 점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구미가 당기는 꼭지를 일반언론들이 놓칠리 없다.

단지 어느 언론사가 [소강석 목사는 3일 “(코로나19 상황 속에) 한국 교회가 세 가지를 잘못했는데 시대 정신과 가치를 제시하지 못했고,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지 못했으며 리더십을 세우지 못했다”고 사과했다.]고 보도한 부분에서 ‘사과’가 등장할 뿐이다. 이 역시도 소 목사는 ‘사과’를 말하지 않았지만 기자가 ‘사과’라고 표현한 것이고, 그 대상도 정부가 아니라 국민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유독 소강석 목사를 향해 이러한 유언비어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세상의 인지도와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소강석’이라는 이름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그의 한마디가 커다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는 유명인사의 후광을 힘입어 주목을 받아보려는 편승심리와 연결될 수 있다. 실제로 유튜브에는 제목과 영상 썸네일에 ‘소강석’ 목사의 이름과 사진을 전면에 내세우며 클릭을 유도하는 콘텐츠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의 조회수는 인기와 수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유튜브의 특성상 조회수를 높여 명성을 얻으려는 심리가 상존하기에, 팩트 또는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기보다 특정 대중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함으로써 그 반응으로 만족을 얻는 행위의 발로로도 볼 수 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어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받고자 하는 마음에 조회수를 높일만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하게 되는 배경이 되곤 한다.

문제는 이를 수용하는 대중이 팩트체크나 필터링 없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는데 있다. 검증된 언론의 보도가 아님에도 유튜브에서 무책임하게 퍼뜨리는 내용까지도 사실이라 믿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근래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는 물결을 타고 상호작용을 통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언론도 일부분 원인제공을 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언론도 왜곡을 한다. 이념에 따라, 논조에 따라 사실을 비틀고 꺾는다. 하지만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는 일은 엄청난 위험과 부담이 뒤따르기에 그런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여진다. 언론의 부당한 보도행태는 법과 제도로 규제되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는 언론이 아니라는 점에서 제도권의 통제에서 빗겨나 있다. 점점 무책임해지고 소위 아무 말이나 막하는 유튜버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제재하기 어려운 이유가 그 때문이다. 이를 악용하여 자기 입맛대로 유튜브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인기를 얻고 커다란 수익을 얻어 더 자극적인 방송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세상의 어지러운 행태는 미디어라는 매체를 통해 기독교에도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아니, 어쩌면 기독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다. 어지럽고 혼탁해지는 세태를 살아가는 기독교인은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분열의 영은 오래 전부터 한국교회를 떠돌며 삼킬 곳을 찾고 있다. 자신이 혹여나 한국교회를 가르고 비방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때다. 그 어느 때보다 한국교회가 하나되어야 할 코로나의 위기에, 3개 연합기관이 대통합을 논의하고 있는 이 시점에, 그 중심에 선 소강석 목사를 향한 근거없는 비방이 어떤 의미인지 숙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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