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환 칼럼] 또 다른 예비 하심

  • 입력 2021.10.28 18:04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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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환 목사.jpg

조예환 목사(갈보리교회) 

[프로필]

▣ 총회부흥사회 대표회장 역임

▣ 한국기독교영풍회 대표회장 역임

 

 

 

아내는 선교원에 매여 있으니 같이 심방 다닐 사람이 절실하다고 생각하던 때에 기도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은 중년 여성이 새벽기도에 나왔다. 대화해보니 사역을 하시던 여전도사님이었는데 우리 동네로 이사를 오신 것이었다. 나는 당장 사례를 제대로 드릴 처지는 아니지만, 목회를 도와주십사고 청을 드렸다. 기도해 보시고 그 전도사님은 우리 교회에서 일하시게 되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혼자서 심방을 갈 수 없었는데 함께 심방도 가고 전도도 하고 또 새벽기도에도 용사가 생기니 목회가 힘이 났다. 그리고 1주년이 다가왔다. 1주년 감사 부흥성회를 계획하면서 나는 언젠가 한얼산기도원에서 은혜를 받았던 L 목사님을 꼭 강사로 모시고 싶었다. 그러나 그 유명한 분이 우리 교회처럼 이렇게 초라한 개척교회에, 1년밖에 안 된 곳에 오시겠나 싶기도 하고 또 어떻게 초청을 해야 할지도 막막하여 생각만 하고 있었다. 여전도사님이 ‘부흥회는 누가 오시느냐’고 물었다. 나는 마음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모셔야 할지 기도 중이라고 하였더니 여전도사님이 살짝 놀라시며 자신이 L 목사님 교회 여전도사로 있었던 적이 있고 잘 아는 사이라며 한번 청해보겠다고 하였다.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우리 교회는 그렇게 L 목사님을 모시고 1주년 감사 부흥성회를 열었고 정말 모두는 흡족한 은혜들을 받았다. 아직 성도들이 훈련되지 않아 강사님은 힘들고 피곤한 부분들도 있으셨겠지만, 최선을 다해 기쁘게 집회를 이끌어 주셨다. 그리고 나도 개인적으로 그 성회를 통해 응답을 받았다. 강사님이 한 사람씩 기도해 주시면서 나에게 앞으로 10년 후엔 강사님과 같이 강단에서 말씀을 전하는 부흥사가 될 것이라고 하신 것이다. 나는 그 말씀을 마음에 품었다. 그리고 10년 후, 나는 강사님 말씀처럼 전국을 다니며 부흥회를 인도하는 부흥사의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같이 기도를 받았던 성도님들이 있었는데, 그들에게 주셨던 강사님의 말씀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그때는 큰 은혜로 주신 말씀을 받았으나 나중에 대화해보니 그 말씀을 기억조차 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맞다!!’하며 까맣게 잊고 있는 것이었다. 말씀이 내 것이 되려면 그 말씀이 마음속에 잉태가 되어야 한다. 잉태하지 않고서 어찌 출산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날마다 기도의 물을 주어서 그 말씀이 열매를 맺기까지 품고 키워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말씀의 씨를 새가 먹어버리거나 염려의 가시로 인해 자라지 못하고 쓰러져 버리게 된다. 그러면 결실을 거둘 수가 없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응답은 분명한 실체로 주어지기도 하지만 말씀의 씨앗으로 뿌려지기도 한다. 그때는 말씀을 가슴에 잉태하고 품고 기도해야 실체로, 열매로 거두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일주년 성회 때 내게 주신 말씀을 붙잡고 계속 기도하고 준비했다. 수시로 기도원으로 올라가 집중적으로 기도하며 금식하고 말씀을 묵상했고, 5년 후부터 부흥회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누가 부르지 않으면 부흥회를 어떻게 가겠는가. 한 곳으로 5~6번 가기도 했고, 20년을 매년 다닌 곳도 있다. 주신 말씀을 붙잡고 기도할 때 이루어 주시는 하나님을 체험하며 그렇게 부흥강사의 길을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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