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정상화 위한 총무협의회의 충심에 징계로 답한 임원회

  • 입력 2021.11.26 16:27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jpg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대표회장 김현성, 이하 한기총) 총무협의회(회장 김경만 목사)가 예장합동총회에 복귀를 요청하는 서신을 발송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는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다. 이유는 한기총 명의를 불법으로 사용하여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

한기총 윤리위는 11월9일 제32-8차 회의에서 <한기총 명의 불법사용 후 합동측 서신 발송의 건>으로 ‘총무협의회는 본회의 명예를 실추하였다고 판단되기에 총무협의회(회장 김경만) 임원(회장, 부회장, 서기, 총무)과 그 외 가담한 임원에 대해 개인자격정지 2년을 임원회에 상정하기로’ 가결한 바 있다.

윤리위는 이를 11일 한기총 제32-2차 임원회에 상정하여 김경만 목사를 포함한 여러 총무 목사들의 제명과 총무협의회 임원 자격정지 등 징계를 요구했다.

이 안건에 임원회는 “총무협의회는 자격이 아니므로 자격정지는 불가하고, 총무협의회 임원들 중 회장 김경만 목사 외 다른 임원들의 이름이 특정되지 않았고, 소명서에 따르면 실제 가담하지 않았거나 가담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보인다”며 ‘총무협의회 자체 소집금지 2년’, ‘총무협의회 회장 김경만 목사 회원자격정지 2년’으로 축소 가결했다.

과연 얼마나 심각한 내용이기에 한기총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혐의로 자격정지까지 당한 것일까.

해당 문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협의회’ 이름으로 7월16일 ‘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에게 발송한 <합동교단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복귀 요청 건>이라는 제목의 문서다.

이 문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약 2년여 동안 표류하고 있으며, 아직도 대표회장을 선출하지 못해 공백상태로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어 부득불 각 교단 실무자인 총무들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정상화를 바라는 마음에 헌신하고자 나섰다”고 전제하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개혁정통주의 장자교단인 합동교단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로 복귀해야 모든 것이 정상화되어 한국교회의 하나됨과 방향을 제시하여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더욱 더 확장 건설해 나갈 수 있음을 확신한다”며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합동)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복귀하셔서 하나님께서 가장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성령으로 하나됨을 지키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살리고 한국교회 역시 살리는데 헌신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내용만으로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총무협은 오랫동안 방향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한기총과 한국교회를 향한 충심에서 합동총회가 한기총으로 복귀하여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고 서신을 발송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총무협의 행동에 대해 윤리위는 ‘한기총의 명의를 불법으로 사용하여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징계를 결의했다. 이를 지켜보는 관계자들이 이해할 수 없다며 한기총을 질타하는 이유는 도무지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기총 총무협’은 한기총 회원교단의 총무들이 함께하는 협의체다. 한기총의 이름은 소속 그 자체를 의미하며, ‘한기총 총무협’이라는 이름에서 결코 배제될 수 없는 요소다. 합동총회에 발송한 서신은 ‘한기총’ 명의로 보내진 것이 아니라 ‘한기총 총무협’의 이름으로 전달됐다. 이는 한기총 산하기관으로써 당연스럽게 이어져온 관례다.

이처럼 어이없는 징계를 받으면서도 김경만 목사는 자신의 충심을 하나님만 알아주신다면 어떻든 괜찮다며 갈등의 자리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신 김 목사는 총무들을 향해 장문의 문자 메시지로 속내를 전하며 기도를 당부했다.

김경만 목사는 “부족한 사람으로 인해 여러분의 귀한 마음에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시련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라는 확신이 든다”면서 “총무협 회장을 하며 어느 순간 익숙해진 저의 교만과 나태함을 채찍하신 하나님의 뜻이라는 생각과 이를 통해 또 한 걸음 나아가게 하신 귀한 계획일 것”이라고 몸을 낮췄다.

심지어 “이번 윤리위의 판단과 임원회의 결의에도 감사로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 특히 김현성 임시대표회장님과 이병순 윤리위원장님께서 한기총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많은 관심과 수고를 해주셨다”고 치하하고 “혹여 저를 염려하는 총무님들의 귀한 염려가 자칫 그분들을 향한 원망과 비판으로 번지지 않기를 당부드리며, 우리 총무협의 새날을 위해서 모든 이들에 축복과 희망으로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포용과 아량을 보였다.

나아가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시련을 통해 우리를 강하게 만드시는 분”이라며 “새끼 독수리가 생명까지 내건 부모의 고된 훈련을 견디며, 결국 하늘 최강의 포식자로 성장하듯이 이번 시련은 저와 우리 총무협이 크게 성장하는 귀한 계기가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고 대망했다.

김 목사는 “저를 걱정해주시고, 격려해 주신 여러분의 마음과 기도가 있어 힘든 순간을 견딜 수 있었고, 이렇게 웃으며 다시 인사드릴 수 있게 됐다”며 “우리 총무협이 안타깝게도 당분간 자체소집을 못하게 됐지만, 더 큰 도약을 위한 잠깐의 움츠림이라 위로하며, 다시 뵙는 그날까지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 속에 강건하시기를 기도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