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제5회 정기총회서 소강석 대표회장 기습 정회 선언

  • 입력 2021.12.02 22:1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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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교회총연합 제5회 정기총회가 2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되어 정관개정의 건을 다루는 가운데,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정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총회에는 △정관, 규정 개정 사항 보고 △통합추진위원회 설치 △임원인선위원회 보고/임원, 이사와 감사 승인 △신구임원교체 등 중요한 안건들이 줄줄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정관 개정과 관련해 문제제기가 이어지면서 첫 번째 안건부터 회의가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의도치 않은 절차상의 문제가 돌이킬 수 없는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한 소강석 대표회장은 비난이 쇄도할 것을 감수하면서도 대표회장 직권으로 정회를 선언하는 무리수를 감행했다. 속회 일정이 공지되지 않았기에 정기총회는 추후 다시 소집절차를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첫 번째 안건인 ‘정관, 규정 개정 사항 보고의 건’에서 발생했다.

한교총은 일부 정관 개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0월29일 제4-10차 대표회장회의와 제4-6차 상임회장회의를 통해 정관개정위원회(위원장 엄진용 목사)를 설치했다.

정관개정위는 다섯 차례 회의를 갖고 개정안을 만들어 상임회장회의에 제출했으나, 대표회장회의가 제출한 개정안이 채택됨에 따라 이날 배포된 <회의자료>에 수록조차 되지 못했다.

여기에 ‘4년 단임’으로 임기를 마친 사무총장이 전날(1일) 연임된 사실이 정관개정 문제와 맞물리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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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엄진용 목사와 김종명 목사, 강인선 목사를 비롯해 고영기 목사와 이영훈 목사까지 나서 정관개정의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지형은 목사가 ‘정관 제4장 임원회 제16조 (직무) ③상임회장회의가 제출한 운영세칙과 제 규정의 개정을 의결한다’는 조항을 들어 진화를 시도했으나 미치지 못했다.

과거 분열을 경험하기 직전 극심한 혼란을 빚던 연합기관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아찔한 상황에서 일시정지 버튼이 눌러졌다.

소강석 목사는 “마음이 하나 되어야 한다. 법과 원칙을 중요시하되 그 안에서 정치적 묘안과 묘수로 풀어내는 것이 전략이라고 본다”면서 “정관개정을 포함한 것까지, 한교총을 하나로 묶는 의미로 다음에 다루면 어떤가. 정회를 선포한다”고 기습적으로 고퇴를 두드렸다.

갑작스러운 의장의 정회 선포에 장내는 소란과 반발이 이어졌다. 하지만 소강석 대표회장의 태도는 강경했다.

소 대표회장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화목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혼란 가운데 정회를 선포한 것이다. 정관개정안에 논란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판단을 잘 했다고 본다”고 말을 아끼며 “정관개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의 말을 충분히 들어보고, 마음을 모으기 위해 설득도 할 것이다.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준비되는 대로 속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 목사는 총회장소를 떠난 후 SNS를 통해 정회를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소 목사는 “정관 개정부분에서 정관 개정부분은 손질하지 않고 인선과정만 손질했기 때문에 이 또한 모법(상위법 정관)과 상충이 되어 법리적으로 맞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회의 진행중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고문 변호사의 의견을 들어가며 회의 진행을 하다가 어쩔 수 없이 정회를 선언했다”며 “제 판단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더 큰 혼란이 야기됐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최선의 판단을 했다고 여기고 있지만 갑작스럽게 정회를 선포한 것은 잘못했다고 지적하신다면 달게 받고 책임있는 결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한 “(대표회장직에) 많은 분들이 관심과 뜻을 가지시고 사전 작업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몇몇 분들의 의견대로 회의를 진행했다면 인선위원회가 발표하는 안도 승인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이 생겼다”며 “잠시 정회를 한 후 인선위원회에서 원래의 안과 변경을 하더라도, 탈락된 관계자 분들이 소송을 하게 되면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초지종을 전했다.

이어 “따라서 아쉬움이 너무 크지만 좀 더 세밀하게 준비하고 정돈을 하며, 법과 원칙 안에서 정치적 묘안을 발휘하여 속히 속회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모쪼록 은혜 중심의 한교총이 법과 원칙도 존중하며 스스로 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붙잡은 것으로 생각해 주시면 더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나아가 소 목사는 “생각의 다름이 있는 것처럼 작금의 한교총 내부 이해관계가 양분화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상황에서 제가 예정대로 대표회장직 임기를 마치고 다음 대표회장을 선출하고 넘기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여겼다면, 이후 한교총 운영은 많은 갈등이 불 보듯 뻔하게 흐를 뿐 아니라 또 다른 갈등과 분열의 문제를 차기 회장님에게 무책임하게 떠넘기는 일이 될 것이 자명한 일이었다”며 끝까지 제대로 책임을 다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교총 제5회 정기총회는 정회가 선포되어 일시정지된 상태다. 소강석 대표회장은 빠른 시일 내에 정관개정안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를 풀고 마음을 모으며 설득하여 다시 총회 소집 절차를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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