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회, 성탄 캐럴 캠페인이 종교 편향이라는 불교계에 일침

  • 입력 2021.12.13 16:52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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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성명을 통해 ‘캐럴 캠페인은 다종교 사회에서 국민적 정서를 무시한 특정 종교를 위한 편향 행위’라며 중단을 촉구하여 논란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는 12월25일까지 ‘12월엔, 캐럴이 위로가 되었으면 해’라는 주제로 ‘캐럴 활성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는 천주교 염수경 추기경의 제안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총연합 등 기독교계가 함께 진행하며, 국내 유수의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와 지상파 라디오 방송사도 함께해 거리에 다시금 캐럴이 울려퍼지도록 한다.

이를 위해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캐럴 음원 22곡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고, 문체부도 캐럴 음원을 문체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개한다. 저작권위원회가 무료배포하는 22곡에는 ‘기쁘다 구주 오셨네’, ‘저 들 밖에’, ‘징글벨’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소강석 이철 장종현, 이하 한교총)은 올해에도 성탄절을 맞아 온라인 유튜브를 통해 성탄 캐럴 나누기 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밝은 사회를 조성한다는 취지’에서 추진되는 것인데 불교계는 이것이 매우 불편했던가보다.

이에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 이하 언론회)는 13일 논평을 내고 “불교계는 성탄절 전쟁이라고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국민들의 시름을 덜어줄 캐럴송 시비는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언론회는 “불교계가 주장하는 ‘종교 편향’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종교편향이란 정부의 정책 지원과 재정지원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계가 국민들이 낸 세금에서 정부로부터 재정적으로 지원받거나 우대 정책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종교임을 모르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라고 꼬집었다.

이와 같은 지적은 불교계가 전통사찰이라는 명분으로 사찰 보수, 건립 등 타종교 대비 다양한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사찰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 사찰 경내를 지나가거나 국립공원을 등산하는 사람들로부터 받아들이는 문화재 관람료도 상당하기 때문에 제기되는 것이다.

언론회는 “매년 사월 초파일에 온 도시를 뒤덮는 연등만 해도 정부와 지자체들로부터 정책적으로, 재정적으로 지원받는 일이 허다하다”면서 “천주교와 기독교에서 지키는 성탄절에 코로나19로 시름하는 국민들에게 기쁜 성탄 캐럴송을 들려주자는 캠페인에 대해 이렇듯 심각하게 반응하는 것을 볼 때, 오히려 국민들이 더 놀랐다”고 면박했다.

나아가 “캐럴송이라는 것도 모두 기독교의 복음을 담은 것은 아니다. 이 캐럴송으로 기독교나 천주교가 크게 전파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을 위로하자는 것인데, 이것도 안 된다고 한다면 불교계가 주장하는 바대로 2000만 불자를 가진 큰 종교가 맞는가”라며 “성탄절을 맞아 캐럴송을 통해 잠시라도 한 줄기 희망을 주자는 ‘캐럴송 캠페인’을 가지고 시비를 거는 모습은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친근한 종교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과거 불교계는 기독교의 서울시청 앞 성탄트리에 십자가를 넣는 것도 반대했었다. ‘종교 편향’이라는 명분이라면, 타종교의 상징물에도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던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불교계의 주장대로 다종교국가이다. 그런데 불교계가 받는 온갖 혜택은 문제가 안 되고, 코끼리 비스켓 같은 성탄 캐럴 지원을 가지고 문제를 삼는다면, 크리스마스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인가”라고 했다.

언론회는 “조계종이 오는 16일 조계종 종교평화불교왜곡범대책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한다고 불교계 언론에 널리 알려지고 있는데, 다른 사안은 모르겠거니와 국민들을 위로할 성탄 캐럴을 더 문제 삼는다면 이는 국민들을 괴롭고, 불편하게 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불교계는 다시 심사숙고하시고, 타종교의 고유 문화를 대상으로, 또는 국민들의 종교적 정서를, ‘종교 편향’으로 시비하며 다투는 모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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