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장기화로 침체된 교회, 돌파구를 찾아라

  • 입력 2021.12.25 23:03
  • 기자명 김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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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는 불과 45일 만에 좌초했다. 정부는 12월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위드코로나를 중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다는 방역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방역패스 적용과 오미크론 유행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접어들었다는 신호탄이 됐다. 활동량과 대면 접촉이 줄면서 활동반경은 줄고, 불안과 우울 지수는 높아지고 있다.

 

성탄절을 맞아 교회마다 전야제 행사인 성극, 칸타타, 찬양대회, 성경암송하기, 가족합창대회 등은 거의 취소되거나 축소된 행사로 그쳤다. 활발한 예배활동이 전개될 수 있다는 기대는 오미클론 확산에 협착화된 신앙생활로 후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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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종식 이후 예전처럼 주일 현장 예배에 참석하겠다는 평신도의 응답 비율이 78%로 나타날만큼 대면예배의 신앙생활을 희망하는 것으로 모 기관 조사결과에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2년여 가까이 비대면 예배를 드렸던 대다수 교회들은 현장 예배를 드렸던 출석교인 약 20%가 감소됐다는 것이다. 온라인 교회 참여 의향률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비대면 예배가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는 바로미터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의학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경고를 경청하며 각 종단에서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과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조사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한국 교회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로 ‘예배의 본질에 대한 정립’이 28%로 가장 많이 꼽혔다.

 

새로운 방역조치가 시행된 후 대면예배 인원이 축소되고 모임이 중단되거나 교제도 나눌 수 없는 현실에서 목회자의 고뇌가 커질 수 밖에 없다. 팬데믹 초기부터 일부 종교시설이 바이러스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대면 신앙활동이 위축된 상황과 악몽이 재현될 수 있어서다.

 

가장 큰 우려는 위축된 분위기로 인한 소극적 신앙생활이다. 장기화 팬데믹을 겪으며 신앙적 해이와 비대면의 편리성 빌미가 결국 현장예배 이탈자로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예배가 일상화되고 일상과 문화도 비대면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 구매가 보편화하면서 극대화된 편의 시대를 맞고 있다. 그렇다고 예배도 온라인으로, 성찬식도 배달된 떡과 즙으로 가정에서 거행하고 성경공부와 모임도 비대면으로 대치하는 온라인 교회로 가야 한다면 인격적 대면과 성도의 교통은 실종되고 교회는 본질에서 멀어진다며 대면예배 회복을 강조한 바 있다.

 

비대면 심방, 비대면 소그룹 모임, 비대면 온라인 QT 등 비대면 교육 만족도는 최근 조사를 보면 만족도가 높지 않다. 아신대 ACTS 교육연구소가 실시한 ‘중소형 교회 대상 설문조사’에서 나타나듯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건 ‘교회학교’라는 충격적 결과가 나왔다.

 

교회학교 교사들에게 코로나 이후 예배 참석자 변화를 물었을 때 ‘줄었다’고 답한 비율은 83.2%로 집계됐다. 교역자들도 77.9가 ‘어느 정도 줄었다’거나 ‘많이 줄었다’고 답했다. 교사의 46.2%가 ‘학생들이 처음엔 잘 참여했으나 점차 관심이 식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혁주의생명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도 팬데믹 시대 한국교회가 영적 훈련과 사회적 섬김에 적극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 기저에는 영적공동체로의 인식 저하를 염두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은 ‘온택트(ontact) 방식을 모두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온라인 예배는 절대 현장예배와 동격으로 취급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또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정기논문 발표회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 예배, 훈련, 경건’에서 ‘한국교회의 회개해야 할 7가지 죄’란 주제로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가 발표했다. 한 목사가 꼽은 7가지 죄는 영적(靈的)남용, 공(公)의 사유화, 신앙생활의 사사(私事)화, 친목과다 신드롬, 공로자 신드롬, 송사(訟事) 신드롬, 무례한 기독교 등을 꼬집었다.

 

한 목사는 교회 책임자들의 바른 영적 지도력을 강조하고 “어쩔 수 없는 위기 상황이라면, 대면과 비대면을 조화시켜 예배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며 돈과 시간을 다이어트하면 교회가 건강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갤럽이 공개한 ‘2021 종교 현황’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달라진 종교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다. 종교 분포는 개신교 17%, 불교 16%, 천주교 6%로 나타났다. 종교인 비율은 2004년 54%에서 2014년 50%로 감소세로 돌아선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예배 등 종교활동 제한이 겹치면서 40%로 급감했다. 

2000년대 이후 종교인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20, 30대 청년층에 있지만 2014년 이후에는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세가 나타났다.

 

주목할 대목은 종교를 갖지 않는 이유가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보다는 ‘관심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3배 많다는 점이다. 일부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힘든 코로나 시대에 교회가 위로와 평안, 회복과 희망을 주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개신교가 ‘우리만의 교회’가 아닌 ‘지역 공동체와 함께하는 교회’의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자각은 공교회성 회복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성도들에게 현장예배에 출석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앞서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힘을 내도록 손을 내밀어야 한다.

 

끝을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는 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머리를 맞대어 공론을 펴기전에 초대교회로의 회복과 하나님의 말씀 묵상과 자기성찰이 우선이라는 점을 놓치지 않고 세미한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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