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논현감리교회(권영규 목사)가 지역 병원과 손잡고 중증 신장결석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할린 동포를 수술시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러시아 사할린에 거주하는 김영선(남, 46세)씨는 구랍 29일 인하대학교 병원(원장 김영모)에서 윤상민 박사의 집도로 신장결석 제거 수술을 받았다.
김 씨가 자신의 병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지난 해 가을. 러시아 의료진들은 깊어진 병세에 고개를 가로저었고 아예 신장을 제거해야 한다는 선고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적지 않은 치료비를 감당할 길 없던 김 씨는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김 씨에게 한 줄기 서광이 비친 것은 십여 년 전 영주 귀국 자격을 얻어 한국에 정착한 어머니 송일자 집사(72세, 논현교회)의 간절한 기도 때문이었다. 송 집사로부터 사정을 전해들은 속회 식구들이 딱한 사정을 주변에 알렸고 기적처럼 교회와 지역사회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신장 제거가 불가피하다던 러시아 의료진들과 달리 한국 의료진들은 아직 콩팥 사구체가 상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 고난도의 수술을 감수하면 신장은 살린 채로 결석만 제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진단해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우선 논현교회 권영규 목사가 성탄절 특별 헌금 중 300만원을 후원하도록 했으며 여기에 개인 자격으로 답지한 교인들의 정성도 120만원이나 모였다. 지역사회도 뜻을 같이하여 논현1동 복지위원회가 100만원을 지원했다.
수술을 맡은 인하대학교병원도 선한 취지에 공감하여 치료비를 320만원이나 감면해주기로 결정하면서 교계, 의료계, 지역사회가 함께 한 미담이 완성됐다. 그리고 마침내 구랍 29일 김 씨의 수술이 진행됐으며 갓난아기 주먹만한 결석이 성공적으로 제거됐다.
일이 이렇게 해결되기까지 속회 인도자로서 매주 송 집사와 함께 기도하며 동분서주했던 오원자 권사(62세, 논현교회)의 수고를 빼놓을 수 없다. 발병 직후부터 마치 자기 일인 양 애썼던 오 권사는 “처음에는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겁이 났지만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이 반드시 해결해 주실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송 집사님에게도 이번 일로 더욱 신앙이 자라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할린 영주 귀국자 전도에 쓰임 받으라고 권면했다. 무엇보다 이번 일을 통해서 송 집사님 남편 분이 예수님을 믿게 되어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논현교회 권영규 목사도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당연한 의무”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이웃을 섬기는 일에 교회의 힘을 기울일 뜻을 밝혔다.
한편, 새 삶을 얻게 된 김 씨는 서툰 한국말로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