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시작부터 나라가 적지 않은 사고로 얼룩이 지고 있는 느낌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일는지는 모르겠으나 꼼꼼히 살펴보면 일어나지 않아도 될 사고가 계속되고 있어 마음을 매우 안타깝게 한다. 아무런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평화로웠던 한 가정을 졸지에 초상집으로 만든 경기도 평택의 냉동창고 화재에 이어 광주광역시에서는 공사 중이던 고층 아파트의 외벽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한 불길 속에 뛰어들었던 세 사람의 소방대원은 그렇게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작별의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 채 가족들의 곁을 떠나야 했다. 부모에게는 소중한 아들이었고, 한 아들의 아버지였으며, 이제 곧 결혼과 함께 행복한 신혼을 꿈꾸던 한 여인의 믿음직한 신랑이었던 청년, 그 모두가 우리의 이 웃이자 민족공동체의 일원이었던 사람 들이다. 광주의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는 또 무너져 내린 잔해 속에 어떤 아픔이 묻혀 있을지 아직은 모르는 형편이란다. 이러고서야 어찌 우리가 선진국 국민이라고 자부할 수 있겠는가? 올해도 우리는 사고 공화국의 오명을 또 한 번 안고 살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