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이영훈호 본색 드러내나

  • 입력 2015.01.13 21:48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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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영훈 호가 점차 확실한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어 이를 반기는 목소리들이 표출되고 있다.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취임 당시 극도로 말을 아끼며 “모든 것은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전 대표회장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바지 대표회장’이라는 비아냥도 공공연히 회자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측 관계자는 이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을 수락할 때부터 결심이 선 바 있다며 지켜보라고 귀뜸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영훈 표 한기총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점은 취임 당시 약속했던 ‘연합기관의 하나 됨’을 위한 노력을 실제적으로 이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양병희 목사)과의 통합을 자주 언급하는 등 연합에 대한 의지를 끊임없이 표현해 온 이 대표회장은 지난 한교연 대표회장 취임식에까지 참석해 축하를 전해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는 한교연이 출범하고 나서 한기총 인사가, 그것도 대표회장이 취임식에 참석한 것은 단연 최초의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청계천에서 진행된 ‘사과 캠페인’에도 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과 함께 참석해 화합의 퍼포먼스를 연출하는 등 외부 행사에서 종종 함께하며 연합기관의 하나 됨을 향한 희망을 점차 키워가는 형국이다.

한기총과 한교연이 하나 되지 못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이단 문제로 지목되어 왔다. 한교연 전 대표회장 한영훈 목사는 물론 현 대표회장인 양병희 목사도 한기총의 이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통합은 불가하다는 원칙을 변함없이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기총에서는 한교연과의 통합을 위해선 문제시 되고 있는 류광수 목사와 박윤식 목사에 대한 이단 해제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만 한다. 이 문제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한기총으로 복귀하지 않는 원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니나다를까 한기총은 지난해 12월 이단 재검증을 위한 절차를 마련했다. 처음엔 비관적이었다. 전 대표회장 시절 이미 재검증 절차를 진행했으나 실효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전용재)와 예장개혁(총회장 한상훈 목사)이 류광수 목사와 박윤식 목사에 대한 이단성 여부를 재검증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이다.

한기총은 이에 따라 위원회를 구성해 재검증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교연과의 통합에 있어 최대 걸림돌이 다뤄지는 사건이라 교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한기총 이영훈 호가 어떤 결정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처럼 이영훈 대표회장이 전 대표회장과 달리 연합기관의 하나 됨에 적극적인 모습을 지속하고, 걸림돌마저 치우려는 움직임이 이어지자 이 대표회장에 대한 공격이 제기됐다.

한기총의 정관이 승인을 얻지 못했다며 이영훈 대표회장은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주요 내용은 주무관청이 한기총 정관을 승인하기 전 이영훈 목사가 되찾아갔고, 이것이 정관을 ‘자진 철회’한 것이기에 대표회장 자격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한기총 관계자는 “이영훈 대표회장이 정관을 찾아온 것은 한기총의 대표자로서 정관을 확인하고자 했던 것”이라며 “정관을 고치려 했다는 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대표회장으로 취임하기 전에 정관이 개정됐기에 승인되기 전 내용 파악을 위한 절차가 있었을 뿐이라는 거다.

사실 한기총 정관의 미승인 문제는 이보다 수개월 앞서 본지에도 제보가 접수되는 등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때는 잠잠하다가 12월 말에야 뒤늦게 터진 것이어서 시기적으로 다소 의도적이지 않느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어찌됐던 주무관청은 지난 8일 한기총의 정관을 승인했다. 이로써 한기총 정관이 문광부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며 혼란을 야기했던 이들은 할 말을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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