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현상, 개인의 가치관보다 제도적 문제가 더 크다

  • 입력 2022.03.15 15:10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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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 수는 1.98명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자녀 수는 이에 못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낳지 않는다는 것이다.

CTS다음세대운동본부(본부장 변창배 목사, 이하 본부)는 15일 서울 노량진 본사에서 ‘출산에 관한 종교인별 인식조사’ 결과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제점을 파악하는 동시에 한국교회가 출산율 증가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본부는 ㈜지앤컴리서치와 함께 지난해 12월27일부터 올해 1월10일까지 전국 20~4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출산에 관한 종교인별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개신교와 가톨릭, 불교, 무교를 대상으로 ‘2015 인구센서스 종교인구’를 기준으로 표본이 추출됐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 개신교인은 1000명, 가톨릭 500명, 불교 500명, 종교없음 1000명 등의 응답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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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종교별로 개신교인이 85%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불교가 81.6%로 뒤를 이었다. 가톨릭은 78.8%, 종교없음은 76.5%로 뒤를 이었다. 전체 평균으로는 80.6%가 자녀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

이상적인 자녀의 숫자에 있어서는 개신교가 2.03명, 가톨릭 1.99명, 불교 1.98명, 종교없음 1.94명으로 평균 1.98명의 자녀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실제 자녀수는 어땠을까. 응답자 3000명중 기혼자 1785명의 응답사례를 집계한 결과 불교가 1.49명으로 가장 많았고, 개신교가 1.43명, 가톨릭 1.33명, 종교없음이 1.31명으로 평균 1.39명의 자녀를 낳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자녀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20~29세 기혼자들 10.2%가 ‘0명’이라고 답했고, 42.4%는 ‘1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결혼하여 2명의 아이를 낳아야만 인구수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인구수 감소는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이다.

나아가 미혼자 1215명에게 결혼 의향을 물었더니 29.5%가 ‘거의 없다’ 또는 ‘별로 없다’고 답했고, 더욱이 미혼자 21.5%가 자녀를 낳을 계획이 없다(0명)고 답해 심각성이 확인됐다.

한편 이처럼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고 응답한 이들을 포함해 전체의 92.2%는 저출산을 ‘사회적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문제라고 인식은 하지만 나는 안 낳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왜일까.

저출산의 원인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61.5%는 ‘과도한 육아 및 교육 비용’이라고 응답했고, 47.6%는 ‘여성이 직장생활과 자녀 양육을 병행하기 쉽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이는 응답자 대부분이 ‘자녀 없는 삶’이나 ‘비혼 지향’ 등의 개인적 가치관보다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적 문제가 저출산의 원인이라고 꼽았다는 점이다.

이를 들여다보면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적 개선을 통해 출산율은 충분히 높일 수 있다는 결과를 유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본부측은 “사회 각 분야에서 저출산 해결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출산과 육아를 할 수 있는 사회 환경적 조건 개선과 과도한 육아 및 교육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저출산 완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일 가정 양립이 가능한 근로 환경과 사회적 문화 변화 정책’이 61.8%로 가장 많이 꼽혔고, ‘청년의 결혼 지연 원인 해소 정책’이 52.6%, ‘출산과 양육 비용 감소 정책’이 46.2% 등으로 높게 나타났다.

남성은 ‘청년의 결혼 지연 원인 해소 정책’과 ‘출산/양육비 감소 정책’을 많이 꼽았고, 여성은 ‘일/가정 양립 정책’을 많이 꼽았다는 입장의 차이점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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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별로 결혼과 가정에 대해 강조하는 정도는 개신교가 65.0%, 가톨릭이 40.8%, 불교 17.4%로 강조하고 있다고 응답됐고, 출산을 적극 장려하는 비율도 개신교 26.8%, 가톨릭 17.4%, 불교 7.0% 순으로 개신교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개신교인 중 신앙단계가 높을수록 결혼과 출산에 대해 긍정적이고 문제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교회가 신앙교육을 통해 신앙의 깊이를 키우고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인식을 높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종교인 응답자들(2000명)은 종교에서 운영하는 돌봄기관에 대해 78.8%가 ‘신뢰한다’고 응답했고,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호감도 또한 절반이 약간 넘는 51.3%로 집계됐으며, 교회가 운영하는 돌봄기관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44.8%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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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본부는 “교회의 돌봄사역 그 자체로 출산률 제고에 일정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돌봄기관 운영을 통해 앞서 문제점으로 꼽혔던 출산과 육아를 위한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여 출산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번 조사를 통해 기독교가 출산과 결혼에 대해 가장 긍정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저출산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국교회가 나서는 것이 당연한 것임을 뒷받침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면서 “교회가 저출산 문제의 극복을 위해 보육/돌봄의 대안이 됨과 함께 교회에서 적극적으로 신앙교육을 한다면 환경적으로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나아가 “다음세대 돌봄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교회에서 지속적인 캠페인과 함께 교회시설을 활용하여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재원과 인력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다음세대 돌봄 운동의 기본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계속적인 연구로 전략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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