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 ‘원수 사랑’과 ‘이웃사랑’을 배우고 있다”

  • 입력 2022.03.18 16:5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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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순교자의소리(대표 현숙 폴리 목사, 이하 순교자의소리)가 운영하는 러시아어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현지 기독교인들의 목소리가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이번 주일엔 예배를 드렸지만 다음주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두려움을 나타내면서도 가까운 주민들을 위한 공급과 전도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교자의소리는 ‘골로스 무치니카프 꼬레야’라는 이름의 핍박받는 기독교인에 관한 러시아어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 페이지는 러시아어 사용권 전역에 1만2000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약 7000여명이 우크라이나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숙 폴리 대표는 요즘 러시아어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오는 댓글 대부분이 전쟁 중에도 주님을 섬길 수 있는 올바른 수단과 마음을 갈망하는 우크라이나 기독교인들의 글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 국민 사이에는 러시아 군인 뿐 아니라 러시아 국민에 대한 증오가 만연해 있다. 그러나 우리 페이스북 페이지를 방문하는 우크라이나 기독교인 가운데 많은 이들이 지하교회를 심거나 인도하는 방법에 관한 자료를 읽거나, 북한 같은 지역의 지하교인의 이야기가 담긴 우리 단체의 책을 읽고 있다”면서 “그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원수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키이우 인근 이르핀에 거주하는 빅토리아는 “지금은 모이는 것이 위험하다. 도로는 파괴되었고 집들은 다 파손됐다”고 상황을 전하며 “하나님께서 러시아 군인들의 마음을 만져주시길 기도한다. 그들에게도 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그들에 대한 증오심을 떨쳐내고 용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놀라운 고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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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우크라이나 현지 기독교인들은 용서를 배우기 위해 노력함과 아울러 전쟁 속에서도 기독교인의 삶과 사역을 이어가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우크라이나의 격전지에 위치한 대부분의 교회는 소규모로 ‘지하’에서 교회를 이루는 법을 배우고 있다. 좀 더 조용한 지역의 교회들은 실제로 지하로 내려가 방공호로 사용하며, 주민들에게 음식과 물과 따뜻한 옷을 공급하고, 때로는 국외로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피난처도 제공한다”며 “방공호에서 믿지 않는 시민들을 만나면 전도하고 함께 기도하고 특별히 준비한 전도 책자를 나누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반면 두려움에 떨며 용기있게 봉사와 전도에 나서지 못하는 죄책감에 빠진 이들을 주목하면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소리를 20년간 이끌어온 결과 하나님께서 가장 많이 들어 쓰시는 사람이 바로 소심하고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동안 순교한 38명의 동역자들의 공통점은 특별한 영웅적 자질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했었던 사람들”이라며 “우리는 한국어와 중국어 및 러시아어 페이스북 페이지에 ‘하나님을 위하여 담대하라’는 메시지 대신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니라’(눅 12:7)는 예수님의 말씀을 올렸다. 그래서인지 요즘 정말 많은 우크라이나 기독교인이 순교자의소리 페이스북 페이지를 계속 찾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순교자의소리는 폴란드 순교자의소리와 함께 우크라이나 현지 교회와 폴란드 및 몰도바 교회들과 함께 사역하며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인도적, 영적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순교자의소리는 최근 이 교회들을 긴급구호 사역과 전도활동을 위해 1만 달러를 긴급 기원했으며, 향후 헌금이 모아지는대로 추가 기금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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