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세대갈등 심각하다’ 국민 85% 동의

  • 입력 2022.03.29 17:0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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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사회지표:세대갈등 인식’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85%가 세대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아니라 ‘지금보다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44%로, 완화될 것이라는 8%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연령대별로 세대차이를 느끼는 정도는 어떨까. 한국리서치의 다른 조사들을 종합해 보면 20대 청년층은 50대와 60대에 대해 각각 85%와 89%의 비율로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응답했다. 30대 응답은 69%와 82%로 약간 나은 수준이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교회 안의 2~30대 청년 대부분이 안수집사와 장로층과의 세대차이를 느끼고 있다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50대는 20대와 30대에 대해 90%와 71%의 비율로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답했고, 60대 이상의 응답자들은 93%와 85%의 매우 높은 비율로 그렇다고 집계됐다. 예상은 했지만 수치로 드러난 세대차이는 매우 컸다.

그렇다면 세대차이를 느끼지 않는 나이 차이는 과연 몇 살일까. 자신과 같은 세대라고 생각하는 나이 차이에 대해 물은 결과 아래로는 평균 5.7살, 위로는 평균 6.2살로 조사됐다. 쉽게 말해 위아래로 6살 차이까지는 같은 세대로 본다는 뜻이다.

문제는 세대별로 서로 ‘자신들의 생각이 옳다’는 인식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부모세대는 자녀세대들에 대해 56%, 자녀세대는 부모세대에 대해 62%가 ‘자기만 옳다고 생각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주로 세대 갈등이 나타나는 분야에 있어서는 부모세대는 ‘생활습관 및 식습관 차이’(45%)라고 생각했고, 자녀세대는 ‘연애, 결혼 및 출산에 대한 인식 차이’(43%)라고 답했다.

이러한 세대차이에 의한 생각과 입장의 ‘다름’은 갈등을 일으키게 되고 피해의식을 갖게 하기도 한다. 아니나다를까 세대 갈등으로 피해를 보는 세대에 대해 질문하자 ‘나이가 어린 세대’가 39%로 높았고, ‘나이가 많은 세대’가 2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둘 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37%로 균형을 이뤘다. 주목할 점은 나이가 어릴수록 자신들이 피해를 본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것이다.

젊은층의 피해의식은 더 넓은 층위로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 2021년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 목회데이터연구소가 함께 조사한 ‘기독청년의 사회 및 신앙의식에 대한 조사’에 의하면 청년세대들은 ‘우리 세대는 기성세대의 20~30대 시절보다 불행한 세대다’ 69%, ‘우리 세대는 은퇴 후에 지금 세대 은퇴 후보다 경제적으로 못한 삶을 살 것 같다’ 78%, ‘우리 세대는 부모 도움없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다’ 79%, ‘우리 사회는 우리 세대에게 무관심한 사회다’ 67% 등 부정적 인식이 심각한 정도로 드러났다.

세대차이를 논하는데 있어 ‘한 세대’라는 인식은 통상적으로 사람이 성장하여 아이를 낳기까지 ‘30년’ 정도로 구분해 왔다. 하지만 위 조사에 따르면 요즘 세상의 세대는 불과 6살 남짓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급속화된 비대면사회는 세상의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세대 차이는 당연히 교회도 피해갈 수 없다. 예배는 예배당에서 드려야만 하고, 정장을 입고 반드시 성경책을 지참해야 하며, 경건하고 엄숙하게 예배에 참여하는 세대.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모자를 쓴 채로 귀에는 에어팟을 꽂고 스마트폰으로 성경을 찾아보는 세대. 이 두 세대의 간극은 시쳇말로 천국과 지옥만큼이나 멀다.

‘본질적인 것에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것에는 자유를, 그리고 모든 것에는 사랑을’ 교회 안의 세대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당연하게도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내는 본질을 따르고 있다면, 서로가 속한 세대와 향유하는 문화가 다름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오늘날 거의 모든 교회가 ‘다음세대’를 부르짖으며 다양한 전략을 세우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위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세대별로 서로 다른 생각과 관점들이 확인되는 가운데 교회마다 주력하고 있는 다음세대 전략이 기성세대의 생각과 입장에 의한 것은 아닌지, 수용자 중심의 프로그램인지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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