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돼야 말이죠’

  • 입력 2022.05.13 08:4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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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기가 시작될 무렵 해외의 어느 석학이 말했다. ‘19세기는 어린이를 발견한 세기였고, 20세기는 여성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21세기는 노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꽤 설득력 있는 이론이었고, 특히 노년을 앞둔 중년 들을 고무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고 어언 20여 년이 흐른 오늘, 우리 사회는 노인을 발견했다는 반가움보다는 노인들이 혹시나 우리 사회의 짐이 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이다. 좀 더 분명하게 말하자면 이미 어르신들은 이 사회의 짐이 되기에 충분(?)해 보다. 과연 그것이 우리가 기다리던 ‘노인을 발견’하는 21세기의 모습인가는 좀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국제사회가 고령화를 진단하는 기준에 의하면, 65세 이상을 고령 인구라고 부르는 것 같다. 고령 인구가 전체 국 의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라 부르고,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그리고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고령 인구는 2020년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했을 때 16.4%, 중요한 것은 그 비율이 매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우리 사회는 빨리 늙어가고 있다는 결론이다.

문제는 교회가 이러한 사실에 대해 얼마나 발 빠르게 대비하고 있느냐이다. 우리 사회의 늘어나는 노년 인구를 교회가 능동적으로 감당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살펴보고 미흡한 점이 있다면 속히 이를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근자에 목회데 이타연구소(대표 지용근)라는 곳에서 이와 관련하여 설문한 바로는 약 11%의 교회만이 노인목회 전문사역자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89%의 교회는 ‘노년목회’에 대한 대비가 불충분하거나 미흡하다는 결론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교회는 갖가지 전도 나 선교 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생산해 내는 프로그램 또한 다양하다. 그런데 어찌 앞으로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노년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나 전문사역자 양성에는 인색한지 모르겠다. 이 질문에 젊은 목회자는 대답한다. ‘돈이 돼야 말이죠.’ 이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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