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 ‘팝업스토어’의 진화 그리고 교회의 과제

  • 입력 2022.06.08 10:27
  • 기자명 김민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오프라인 시대 전환으로 변화가 감지되는 시점에 문화선교연구원(원장 백광훈) 임주은 연구원이 팝업스토어를 통해 한국교회의 과제를 짚어주며 고민의 여지를 남겼다.

11.png
이미지출처 : 넷플릭스 코리아 페이스북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한참 심각했던 팬데믹 시대, 사람들은 인파를 피해 '집'이나 혹은 '가상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MZ세대는 이러한 상황에 맞게 다양한 '집콕 문화'를 만들어냈고, 메타버스'에서 만나고 소통하며 소비생활까지 즐겼다.

그런데 최근 엔데믹(endemid) 시대에 접어들며, MZ세대의 놀이터가 '집'이나 '가상공간'에서 다시 오프라인으로 바뀌고 있다. 눈으로 구경하고 몸소 체험하며, 인증샷도 찍고, 굿즈도 받아볼 수 있는 곳.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모두 무료인 곳. 바로 '팝업스토어'이다.

팝업스토어란 인터넷 웹페이지에서 잠깐 떴다 사라지는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적은 규모의 매장으로 한정된 기간에만 운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업에게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꼽혀왔었다. 그런데 요즘, 이 팝업스토어의 진화가 예사롭지 않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목적이나 특성들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가치소비’, ‘지속가능성’, ‘ESG’, ‘이색체험’, ‘인증샷맛집’ 등 모두 MZ세대의 소비 트랜드에 속하고 있다. 잠재적 소비자의 니즈를 연구하고 파악한 몇몇 기업들은 팝업스토어라는 새로운 놀이공간을 탄생시켰고 그 안에 홍보, 리브랜딩, 소통이라는 내용물을 담아냈다. 팝업스토어가 핫플레이스로 불리게 된 본격적인 계기는 작년 가을 이태원역에 설치됐던 ‘오겜월드’이다.

넷플릭스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방영하기 전, 대중들로 하여금 어릴 적 추억의 게임들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마련하고 홍보에 나섰다. 이런 마케팅 방식은 MZ세대의 놀이 취향을 제대로 저격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예를 들어 올드한 이미지를 환기하고자 나선 ‘오뚜기’는 성수동에 ‘Y100’을 열어 Z세대가 좋아할 만한 다양한 굿즈를 만들어 판매 중이다. 부유층이나 높은 연령대만 찾던 ‘구찌’, ‘디올’, ‘샤넬’ 등 명품 브랜드들은 Z세대가 자주 다니는 성수동과 한남동 거리로 나와 팝업스토어를 열어 많은 이들이 매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다.

제분.png
대한제분 곰표에서 시행한 '플로깅'팝업스토어

그 외에도 ‘대한제분 곰표’의 곰표 굿즈 이벤트, ‘올리브영’ 팝업스토어의 활동 등 다양하다. 이러한 사례들은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파는 것’보다 ‘알리는 것’을 더 큰 목적으로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단기간에 매출을 올리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고객들에게 변화된 브랜드 이미지, 기업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 상품에 대한 경험 선사 등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주은 연구원은 다시 오프라인으로 돌아가는 시기. 교회는 어떤 공간이 되어주어야 하며 또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교회가 고민해야 할 시대에 맞는 선교적 방식은 무엇일까? 고민할 수 있는 문제를 던졌다.

예전에 ‘일일찻집’, ‘노방전도’, ‘총동원전도주일’ 등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괜찮은 선교방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일시적인 행사들이 교세 확장에만 목적을 두는 것은 아닌지 교회 안팎에서 이러한 사역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좋은 본질이더라도 비판적 관점과 선입견들이 가로막고 있어서 그런지 잘 통하지 않는 듯 하다.

실제로 코로나19 기간 때 많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났다. 주일성수의 유무가 성도들의 신앙 상태를 다 말해줄 수 없다는 것을, 더 많은 인원으로 예배의 자리를 채우는 것보다, 성도들이 밖으로 나가서도 삶 속에서 신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더욱 강력하고 확고한 진리가 공유되었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다시 오프라인이 중시되는 이 시기에, 만일 교회가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선교방식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거리두기 때보다 오히려 성도들과 더 큰 거리가 생겨버릴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교회가 여전히 ‘우린 괜찮은 교회야~’라는 안도감에 머물러 있다면 성도들 역시 ‘나는 교회는 다녀~’라는 정도의 안고감에만 머무는 신앙인이 될 수 있다.

 교회는 지금, 인원수의 확보보다는 거리로 나가며 소통하기를 그리고 지역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공동선을 고민하기를, 시대에 맞는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기를 노력할 때이다. 그래서 교회가 가진 본질과 이미지 모두를 다시 리브랜딩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