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의 벽에 기록된 꽃잎의 이름들…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 입력 2022.07.28 13:4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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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사자 3만6634명, 한국 카투사 전사자 7174명 이름 각인

한국인 전사자 이름 새겨진 미국 내 최초 기념물 의미 더해

“6.25 전쟁의 화염 속에 타들어갔던 잿더미 한반도 / 그 폐허의 잔해 위에 전쟁의 폭풍이 몰아치고 있을 때 / 이름도 모르는 낯선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 거친 바다를 건너 총과 포탄을 싣고 온 / 그대들은 포탄의 화염보다 더 뜨겁게 타오른 불꽃이었으며 / 검은 잿더미 위에 낙화한 꽃잎의 영혼들이었거니 … 추모의 벽에 기록된 / 꽃잎의 이름들이여, 사무치는 이름들이여 … 우리는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미국 워싱턴D.C 한국전참전용사 기념공원(Korean War Veterans Memorial Park)에서 7월27일 열린 ‘미 한국전전사자 추모의 벽’ 준공식에 참여한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의 추모시가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준공식에 참여한 한국전 참전용사의 가족들은 물론, 소식이 전해진 한국에서도 감사와 감동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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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목사는 ‘꽃잎의 영혼들이여, 사무치는 이름들이여’라는 추모시를 통해 참전용사들을 높이 기리며, 평화의 별빛으로 떠오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소 목사는 시에서 “피를 흘리고 상처를 입은 13만5천의 꽃향기로 한미관계는 혈맹관계가 되었지만 그 피로 맺은 혈맹을 넘고, 경제군사동맹을 넘어 이제는 영적 동맹관계가 되도록 기도해 주소서”라며 “우리는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와싱턴에 오면 반드시 이곳에 들러 당신들의 이름을 추모하겠습니다”라고 바람과 다짐을 아로새겼다.

나아가 “주님, 추모의 벽에 새겨진 자유와 평화의 수호천사들의 이름이 검은 폭풍이 몰아치는 휴전선 위에 사랑과 평화의 별빛으로 떠오르게 하소서. 그 어떤 거친 바람에도 시들지 않을 자유의 꽃으로 피어나게 하소서”라며 “오늘 건립된 추모의 벽이 훗날 한반도 DMZ에서는 화해와 평화의 성막으로 드리워지게 하소서”라고 기도를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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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식에는 한국 정부를 대표하여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헌승 국회 국방위원장, 조태용 주미대사, 김종욱 카투사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세컨드 젠틀맨’ 더글라스 엠호프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틸럴리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 이사장, 전직 주한미군사령관들과 한국계 영 김,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 등 한미 양국을 대표하는 인사와 한국전 참전 전사자 유가족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기념공원에 건립된 ‘추모의 벽’에는 미국 전사자 3만6634명과 한국 카투사 전사자 7174명의 이름이 각인되어 있다.

추모의 벽 건립은 일찍이 추진되었으나 예산 등의 문제로 진전되지 못하던 차에 새에덴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후원이 더해지면서 완공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 목사는 이번 방미 첫 번째 일정으로 추모의 벽 건립을 처음 제안하고 교회측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故 윌리엄 웨버(William E. Weber) 대령과 하비 스톰스(Harvey Storms) 소령의 묘비를 찾아 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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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목사는 “웨버 대령은 6.25때 육군 187 공수 낙하산 부대 작전장교로 참전해 인천상륙작전과 서울 수복작전에도 참여했다. 중공군 개입 이후 강원도 원주 324 고지에서 포탄에 맞아 오른쪽 팔과 오른쪽 다리를 잃으신 분이자 추모의 벽을 추진해 왔던 분이다. 스톰스 소령은 미 육군 제7보병사단 31연대 소속으로 장진호 전투에서 부하들을 살리고 혼자 중공군과 맞서 싸우다가 전사하신 분”이라며 “대한민국에게 영웅중의 영웅이 아닐 수 없다”고 각별한 마음을 표했다.

7월26일에는 워싱턴 쉐라톤 펜타곤 시티 호텔 대연회실에서 미 참전용사와 가족 등 400여명을 초청해 ‘미 한국전 참전용사 위로와 만찬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과 공동주최한 이 행사에서는 대한민국 박민식 국가보훈처 장관이 참석하여 축사를 전했으며, 대회장 소강석 목사는 환영사, KWVMF 존 틸럴리(John H. Tilelli) 이사장이 기념사를 전했다. 조태용 주미대사와 김종욱 카투사연합회장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존 틸럴리 이사장과 김종욱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했다.

이날 보은행사의 만찬과 선물, 원거리 참석 참전용사와 가족의 숙식비 등 일체는 새에덴교회에서 전적으로 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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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덴교회는 지난 16년간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이어오며 9개국 연인원 5000여명의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초청해 섬겨왔다. 특히 새에덴교회의 참전용사 초청행사는 한미우호의 상징적인 행사로 자리잡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 양국 대통령들로부터 감사인사와 축전이 당도하는 등 그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친 소강석 목사는 “새에덴교회 참전용사 보은행사는 호국보훈의 마음으로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고귀한 희생을 되새기고, 미국과 UN 참전국가와의 동맹관계를 강화하며, 자유 민주주의 가치와 애국심을 확산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의미를 되새기며 “참전용사 중 마지막 한 분이 살아계실 때까지 찾아가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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