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리스도인의 휴가

  • 입력 2022.07.29 09:5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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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던 때가 있었다. 그때만 해도 휴가(休暇)라고 하면 군인들이 1년에 한 번 정도 고향 집에 돌아와 잠시 머무르며 쉬었다 가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것은 우리 사회 가 그만큼 여유가 없었던 탓이었을 것이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여름 이 되면 으레 만나는 사람마다 ‘휴가 언제 가세요?’ 하고 물어보는 것이 일상화 되었다. 그것도 꼭 휴가를 ‘간다’고 표현한다. 어느샌가 이제는 휴가를 다녀오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기까지 한다. 그렇게 휴가가 우리 생활의 일 부가 되어버린 시대에 살고 있다. 휴가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할 뿐 아니라 이제 생활의 일부이다. 마침 장마가 끝나고 나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폭염이 시작될 것이라 한다. 따라서 휴가 행렬이 줄을 이을 것으로 짐작이 되는데 우리 믿는 사람들은 어떻게 휴가를 즐길 것인가를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그냥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먹고 마시고 놀다 오는 그런 휴가를 보내는 이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휴가를 어떻게 보낼 생각들을 하고 있는가?’ 그에 대한 궁금증을 떨칠 수가 없다. 물론 휴가의 본질은 쉬는 데 있는 것인데 쉬는 일을 두고 가타부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쉼’ 그 자체를 좀 유익하게 보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휴가를 감히 노동에 대한 대가라고 섣부르게 결론을 내린다면 아무런 의미를 두지 말고 그냥 쉬는 것이 바른 휴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차피 그리스도인이라면 세상과는 구별되어야 옳을 것 으로 생각된다. 시대정신에 맞는 휴가 문화를 세우기 위해 먼저 주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기후적으로나 환 경적으로 지금 우리나라는 높은 물가고에다 농업의 생산적 일손이 태부족한 상태이니 비록 짧은 기간이라 하더라도 이 점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농촌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이는 돌아가지를 않는다. 비용은 그렇다 치고 내국인의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열심히 일했으니 휴가만큼은 편하게 쉬고 싶겠지만, 농촌 일손 돕기 등에 봉사함으로써 육체적으로는 땀을 흘리고, 영적으로는 힐링이 되는 유의미한 휴가를 계획해 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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