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칼럼] 나그네 인생

  • 입력 2022.08.04 16:16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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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목사 (아름다운교회)
[프로필]
▣ 순복음 신학교 교수
▣ 前 일기연, 42대 고양시기독교연합회장
▣ 사랑이 있는 마을 담임
▣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전 1:4)

어떤 한 사람이 무덤가에 서서 묘비를 보는데, 그 묘비에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었소!”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사람은 픽하고 웃었습니다. 그리고 읽은 두 번째 줄에는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곳에 서서 그렇게 웃고 있었소!”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러자 이 사람이 뭔가 진지해져서 세 번째 줄을 읽었더니 “이제 당신도 나처럼 죽을 준비나 하시오!”라고 적혀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제아무리 똑똑하고 능력이 있고 이 세상을 주름잡으며 산다해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가 죽고 나면 그동안 주름잡던 땅도 다른 사람들이 차지합니다. 한 시대에 이름을 날리던 사람도 작은 무덤 하나 만들어 놓고 사라집니다. 그러면 또 다른 사람들이 나타나 활약하다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처럼 인간의 세대는 끊임없이 바뀌지만땅은 움직이지 않고 변하지 않은 채 계속 남아 있습니다. 여기서 ‘땅은 영원히 있도다’라는 말은 땅이 불변하다는 것이 아니라 땅이 인간보다 비교적 오랫동안 존속된다는 말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영원히 살 것처럼 착각하고 욕심을 부리며 땀 흘려 수고합니다. 이 모든 것은 헛된 노력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헛된 노력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우리의 눈을 하나님이 계신 하늘나라에 두는 것입니다.

비자를 가지면 남의 나라를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간이 있습니다. 비자 기간이 끝나도 자기 나라로 안 가면 불법체류자입니다. 여기저기 여행을 해보면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 많습니다. 좋은 음식들이 많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오는 희열이 넘칩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아도 돌아와야 합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문명은 발달하고 참으로 편리한 세상으로 치닫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돌아가 야 하는 나그네요 여행자입니다. 한 나그네가 길을 가다가 뉘엿뉘엿 해가 지기에 한 동네에 들렀습니다. 마침 궁궐 같은 큰 집이 있어 주인을 불렀습니다. “저는 길가는 나그네올시다. 하룻밤만 묵고 갔으면 하는데 허락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이곳은 여관이 아니요. 저 건너편에 있는 여관으로 가보시오” 라며 거절을 했습니다. 이때 나그네는 말했습니다. “그러면 주인장 하나 물어봅시다. 이 큰집에 몇대나 살아오셨소?” “예, 나까지 16대를 살아왔죠.” “그러면 그 16대가 다 지금 생존해계신가요?” “아니죠, 다 세상을 떠났죠.” “그렇다면 이집도 여관집과 뭐가 다릅니까? 대대로 자고 가고, 자고 가고 16대를 했지않습니까? 그러니 나도 하룻밤 묵고 간들 뭐가 이상하오?” 주인은 하는 수 없이 이 재치 있는 나그네를 하룻밤을 묵게 하고 잘 대접해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참 우스운 이야기 같지만 너무나 정확한 대화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70년 동안 바벨론에서 포로 생활을 하다가 기한이 차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비록 멀고 험한 길이었지만 그들의 마음은 벌써 고향 땅에 가 있었습니다. 시편 기자는 고향 땅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려보내실때에 우리는 꿈꾸는 것 같았도다 그때에 우리 입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우리 혀에는 찬양이 찼었도다”(시 126:1~2). 세상에서도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의 마음이 꿈꾸는 것 같았다면 주님이 계신 영원한 고향으로 돌아가는 우리의 마음은 더욱 기뻐야 하지 않겠습니까? 청교도인 리차드 박스터는 임종의 자리에서 “좀 어떻습니까?” 라는 질문을 받고는 “좋아요. 고향에 온것 같군요.”라 고 대답했습니다. 우리 인간은 잠시 이 세상을 살다가는 나그네에 불과합니다. 잠시 머물다가 영원한 본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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