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큰일이다.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내신시험을 앞두고 시험지를 해킹한 일이 일어났다. 경찰이 이를 입건해서 조사 중이라 하는데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의 앞길이 구만리 같은 어린 학생이 이런 식으로 자신의 성적을 높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는 것 자체가 무엇보다 사태의 심 각성을 말해주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모든 사람은 다 1등에 대한 욕망도 있고, 남보다 앞서가겠다는 의욕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욕망이나 의욕은 정정당당할 때만이 가치가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시험지를 해킹을 해서, 혹은 시험지를 훔쳐서라도 남의 위에 서겠다고 생각하는 그 비겁함 때문에 점차 죽어가고 있다고 봐야 옳을 것 같다. 부모를 탓하기 전에, 세상에 책임을 전가하기 전에 젊은 자신이 병들고 낡은 세상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야 한다는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을 가르치지 않은 우리 사회는 모두가 공범일 수밖에 없다. 비겁한 1등이 정정당당한 꼴찌 앞에 부끄러워 얼굴을 못 드는 그런 나라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