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니느웨 평원 기독교 가정에 칼데아어 성경 최초 보급

  • 입력 2022.08.16 14:22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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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순교자의소리(대표 현숙 폴리, 이하 순교자의소리)가 호주순교자의소리와 협력하여 이라크 북부 3만여 기독교 가정에 현대 칼데아어 성경을 최초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구 아람어로 된 성경을 가지고 있어 성직자들이 번역해주는 대로만 성경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순교자의소리의 이번 칼데아어 성경 배포로 인해 누구나 가정에서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됨으로써 중동 기독교를 살리는 중요한 한 걸음이 될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번 사역의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인 정착지 중 하나인 이라크 북부 니느웨 평원의 기독교 가정에 3만권의 성경을 인쇄하여 배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배포 계획에는 아르빌시와 아인카와지구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인카와지구는 유서 깊은 기독교 마을로, 니느웨 평원에 거주하던 기독교인 다수가 IS 테러리스트들의 전쟁과 공격을 피해 이곳으로 이주해 살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니느웨 평원은 가장 오래된 기독교 공동체 가운데 하나지만, 그곳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자신의 성경을 소유해본 적이 없고, 일상 언어로 된 성경 말씀을 들어본 적도 없다. 우리가 배포할 성경은 교회 강대상용이 아니라 기독교인 가족이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고 자손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는 가족성경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지역 교회들이 사용하고 있는 성경은 구 아람어, 즉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사어나 고어로 일컬어지는 ‘코소보노요’로 기록되어 있다. 니느웨 평원 기독교인들은 동아람어의 갈래인 칼데아 방언과 아시리아 방언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배포되는 성경은 일상어로 번역된 최초의 인쇄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순교자의소리에 따르면 1987년 인구조사에서 150만명의 기독교인이 이라크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2006년에는 약 80만명으로 감소했으며, 2020년에는 15만명의 기독교인만이 이라크에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담 후세인의 범 아랍주의 통치하에서 겪어야 했던 시련이 기독교인 감소 원인으로 작용했고, 이후 IS가 이라크의 많은 지역을 장악하면서 기독교인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사담 후세인은 반기독교적 폭력을 통제했지만 메소포타미아-아람어를 사용하는 기독교인들을 민족적, 문화적, 인종적으로 차별했고, 강제로 이주시켰다”며 “기독교인들은 아랍인처럼 되라는 압력을 받아오다가 2014년 IS가 이라크 북부 모술 일대를 장악하면서 니느웨 평원에서 추방당했다. 10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니느웨 평원에서 쿠르드 자치 지역으로 피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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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는 기독교인의 집을 부수고 약탈했으며, 교회를 폭격해 잿더미로 만들고 성경을 모아 불태웠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집과 교회와 상점을 재건할 수 있도록 NGO단체들이 돕고 있지만, 자신들의 일상 언어로 번역된 가족성경이 필요하다고 지목하며 현지어 성경을 인쇄하기 위해 칼데아교회의 공식적인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도 알렸다.

현대 칼데아어 가족성경은 두 가지 색상의 양장본으로 현지에서 인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족성경 3만권을 보급하면 15만명에서 18만명 가량의 기독교인들이 매일 집에서 개인적으로 성경을 읽고 들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칼데아어 가족성경 한 권의 가격은 한화 9500원으로, 한국순교자의 소리는 절반 가량의 비용을 감당하고, 나머지는 후원과 헌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성경은 한 번에 5000부씩 인쇄되고 있으며, 배포는 올해 말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우리는 IS가 빼앗으려 했던 성경을 더 읽기 쉬운 언어와 형태로 기독교인들의 가정에 돌려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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