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장 교회협 찾아 ‘성전 침범’ 사과

  • 입력 2015.01.30 17:53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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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구은수 청장이 지난 1월3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를 방문해 ‘민통성평화교회에 대한 경찰의 성전 침범 사건’에 공식 사과했다.

이날 방문은 구은수 청장을 비롯해 보안부장과 정보부장이 동행했고, 교회협에서는 회장 황용대 목사와 김영주 총무, 엄진용 위원장(정의평화위원회)이 이들을 맞았다.

황용대 목사는 “이번 일은 한국교회에 충격이었고 많은 이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사건이었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김영주 총무도 “예배당은 목회자의 신앙이 담겨있다. 교회가 작건 크건, 혹은 십자가가 낮고 작게 달려있더라도 그것은 마찬가지”라며 “교회인지 몰랐다는 경찰의 변명은 교회에 대한 존중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질책했다.

이어 “목회자가 파렴치범도 아니고 증거 인멸이나 도주 위험성이 있는 긴급한 사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강제적 집행이 이뤄졌다”며 “법적 근거가 있더라도 교회의 선교 활동에 대한 인식 부족이며 존중이 없었다고 본다. 경찰의 분명한 실수”라고 재차 지적했다.

구은수 청장은 “체험학교라고 되어 있어서 교회인지 몰랐다고 한다. 강단이 있고 십자가가 있으면 다시 고려를 했어야 하는데, 김포가 아니라 서울에서 가다보니 그냥 집행했던 것 같다”면서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 “수색과정에서 개념과 인식이 잘못됐음을 인정한다”며 “법 집행에 있어서도 앞으로 신중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구은수 청장이 교회협을 찾아 사과했으나 불과 10여 미터 거리에서 시위하고 있던 이적 목사에게는 발걸음하지 않았다. 피해 당사자인 이적 목사도 사과를 받지 않겠다며 거부했다. 이날 이적 목사는 교회협 사무실 반대편 복도에서 농성단 10여명과 함께 앉아 침묵시위를 진행하고 있었다.

민주주의의 수호와 공안탄압저지를 위한 피해자농성단(단장 이적 목사)은 이날 브리핑에서 “애기봉 등탑 설치를 직접 지시한 것은 청와대의 박근혜 대통령이다. 이적 목사에 대한 탄압은 애기봉 등탑을 저지시킨 데 대한 보복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청와대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진정성 없는 ‘정치쇼’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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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적 목사는 “전쟁을 부추기는 대북전단 살포와 애기봉 등탑 점등을 반대해 온 활동을 친북동조행위로 왜곡하고 독일 포츠담 평화학술회장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북전단 살포와 애기봉 등탑 점등은 중단되어야 한다는 발언을 친북발언으로 매도했다”고 지적하고 “서울경찰청의 진정성 없는 사과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성한 예배당을 압수수색하라고 지시, 허가한 검사 및 판사를 문책하고 경찰청과 법무부장관의 사과 및 재발방지약속”을 촉구하는 한편 “교회 침탈에 대한 청와대의 공개사과와 평화통일운동세력에 대한 모든 보복탄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농성단은 이와 관련해 한국기독교회관 7층 복도에서 현수막을 내걸고 농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월2일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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