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칼럼] 새 것이 없는 인생

  • 입력 2022.09.29 11:1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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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목사 (아름다운교회)
[프로필]
▣ 순복음 신학교 교수
▣ 前 일기연, 42대 고양시기독교연합회장
▣ 사랑이 있는 마을 담임
▣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 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가 있기 오래전 세대들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전 1:9~10)

요즘 보면 쓸 만해 보이는 멀쩡한 물건들이 계속 버려지고 있습니다. 간혹 망가져서 버리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실증이 나서 내버리는 물건들입니다. 아무리 좋은 것도 시간이 가면 실증을 느낍니다. 인간관계도 그렇습니다. 없으면 못 살 것처럼 사랑하던 연인들도 결혼 후 1, 2년이 되면 시들해지고 10년이 되면 권태에 빠져듭니다. 직장도 한 곳에서 끝까지 있지를 못합니다. 교회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의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현대인들은 무엇을 기쁨으로 삼고 사는가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다음에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하루를 기쁘게 살기 원하면, 이발을 하세요. 일주일을 기쁘게 살기 원하면, 양복을 사 입으세요. 한 달을 기쁘게 살기 원하면, 차를 구입하세요. 그러나 한 달이 지나고 나면 자동차 할부금 때문에 원망스러울 거예요. 6개월을 기쁘게 살려면, 집을 구입하세요. 일 년을 기쁘게 살기 원하면, 새 배우자를 구하세요.” 이 세상의 기쁨은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저것만 있으면 내 인생이 기쁘고 행복할 것 같지만, 막상 그것을 가지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싫증을 내게 되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가난할 때는 먹고살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녔는데 이제 살만해지니까 삶이 권태로워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권태를 이기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도망치고 싶어 합니다. 왜 여자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남편 몰래 춤추러 다닐까요? 권태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새것을 좋아합니다. 새것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은 해 아래서 새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전제하에 권태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전도자는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전혀 없다고 보았습니다. 새것이 없다는 말은 인간은 이미 주어진 것을 가공해서 쓰는 것이지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못합니다. 어떤 요리사가 맛있는 요리를 만들었다고 할 때 그것은 이미 있는 재료를 잘 배합해서 요리를 만든 것이지 아무 것도 없는 무에서 새것을 창조한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창조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이미 주어진 것을 응용하는 정도에 불과한 것입니다. 창조라는 말은 인간이 함부로 쓸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해 아래 있는 세상에는 새로운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고기들은 수족관에서 매일 똑같이 움직입니다. 돌고 또 도는 행동을 반복합니다. 그런데 한 물고기가 너무 권태로워서 수족관을 탈출하기로 했습니다. 점프를 해서 수족관 밖으로 튀어나온 것입니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요? 죽음입니다. 우리 인간의 운명도 수족관의 물고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아침이 되면 저녁이 오고, 저녁이 되면 또다시 아침이 옵니다. 봄이 되면 여름이 오고, 그다음 가을, 그리고 겨울이 반복됩니다. 그 가운데 사람이 태어나 자라고 후에는 죽습니다.

복잡해 보이는 인간의 삶도 이렇게 보면 아주 단순합니다. 먹고살기 위해 같은 일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며 사느냐, 아니면 한번 신나게 탈선하고 죄에 빠져 죽느냐 중 양자택일일 뿐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은 어떻게 보면 가혹한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재미를 찾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인간의 싫증, 권태 문제는 어디에서도 해결할 길이 없는 것입니다. 분명히 기억하십시오. 해 아래에는 새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 것이 됩니다(고후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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