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상을 위한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 입력 2022.10.27 16:50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경을 아직도 다 못 읽어서일까? 한국 교회가 위기라고 말들은 하면서 여전히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요일 2:12~17)에 빠져 있는 목회자들이 많은 것 같다. 무엇을 자랑하겠다고 그 많은 단체와 조직을 만들고, 이생의 자랑을 더 늘어놓고 싶어 장(長) 자리에 앉으려고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가 좀 어렵다. 누구를 붙들고 물어봐도 대답은 한결같이 ‘한국 교회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되레 ‘그래서 당신이 빠져주면 좋을것 같다’는 말이 입 속에서 맴돈다. 과연 그래서 교회는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근자에 우리나라 교회의 대표적 연합 기관이라 할 수 있는 어느 기관의 대표회장이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70평생 살아오는 동안 한국 교회가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음을 본다’는 말로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가 지금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표현으로 ‘세상은 종교 없이 살아도 종교는 세상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말이 마음을 찌른다.

즉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버림을 받고 있다는 현실 상황에 전율마저 느낀다. 그 전율의 중심에 왜 우리는 이렇게 이생의 자랑거리(?)를 만들고 싶어할까 의문이 자리하고 있다. 적어도 우리는 ‘예수를 주인으로 모시고 사는 자’라고 하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세상 어디에서나 차용증 없이도 급전(急錢) 몇백만 원 정도는 빌려 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이다. ‘목사’라는 신분을 아무리 강조해도 은행 문턱에서 문전박대를 받는다. 교회가 신용을 잃은지 오래이다.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집단이 교회라는 악담을 들어서는 아니 될 텐데 정작 교회는 아무 감각조차 없는 것 같다. 교회가 신뢰를 잃은 가장 근본이 되는 이유는 오늘날 목사들이 아무도 한 알의 밀알로 썩어지고 죽겠 다고 하는 이가 없다는 것이다. 모두가 우두머리가 되겠다고 하는 생각,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그리고 이생의 자랑을 추구하는 지금의 한국 교회 정서로는 세상의 신뢰를 회복하기란 참으로 어려울 것 같다. 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회를 위한 교회’가 아니라 ‘세상을 위한 교회’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