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국 칼럼] 한 가지 일

  • 입력 2022.11.03 10:49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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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국 목사 (한소망교회)

[프로필]

▣ 협성대학교 신학과 졸업

▣ 감리교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 졸업

▣ 서울남연회 강동지방 감리사 역임

▣ 온맘 닷컴 “목회칼럼” 연재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바쁜 세상이다. 마치 정신 나간 사람처럼 일에 시달리고 정신없이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병중에 분주 병이 있다는 것이다. 왠지 자신이 분주하게 움직이지 않고 일하지 않으면, 허전하고 뒤처지는 것 같아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안정이 안 되는 증후군이다. 요즘 도시의 사람들의 발걸음을 보더라도 바쁘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움직이고 활동하고 일하고 있다. 옛날에는 밤은 사람들이 일손을 놓고 잠자러 쉬러 가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낮과 밤이 구분이 없다. 어떤 사람은 남들은 자는 밤시간을 홀랑 새면서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은 일을 하면서 살도록 만들어졌다. 성경에도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는 말씀이 있다. 어느 성도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요즘은 일하는 재미로 산다고 하며, 일에 파묻혀 살아간다고 한다. 일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다. 평생 일을 하고 살아도 다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사람은 제한된 피조물이다. 피곤하면 쉬어야 하고, 열을 받으면 열을 식혀야 하고, 졸리면 자야하고,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하고, 욕구가 생기면 충족을 해야 하는 지극히 제한된 피조물이다. 혹, 어떤 사람이 매일 1~2시간 잠을 자고서 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피곤해서 어떻게 견디는지 궁금하다. 더 심한 사람은 30분 자고서 일을 한다고 하는 말도 들었다. 기계가 아닌 이상, 사람은 기본적인 것을 충족 시키지 않으면 고장이 나게 되어 있다.

기계도 쉬지 않고 매일 돌리면 무리가 가고 고장이 나는 법인데, 사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들중 어떤 경우는 일 중독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다. 알콜 중독증처럼 일을 안 하면 못 베기는 사람 말이다. 이런 사람을 위해서 성경은 우리에게 말한다. 일주일에 6일은 열심히 일하고 하루는 쉬라는 것이다. 안식을 하라는 것이다. 안식은 말 그대로 일을 일체 놓고 편안히 쉬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못한다. 왠지 손해 보는 것 같고, 피해자 같고 경쟁에서 뒤쳐지는 자 같아서 6일은 물론이고 7일째인 하루조차도 정신없이 분주하게 일하고 움직이는 것이다. 몇일 전에 고향 친구를 만났다. 그는 어떤 사업을 해서 가족이 평생 동안 먹고 쓰고 남을 만큼 돈을 벌었다고 했다. 그런데 요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건강에 이상이 와서 쉬어야 된다고 인정은 하면서도, 여러 가지 관계며 얽히고설킨 일로 인해, 끊어 버리고 쉴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일요일 (주 일) 하루만이라도 쉬면 안 되느냐고 물으니, 가만히 자신을 놓아두지 않는 환경과 주변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쉬는 주 일에도 스트레스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나는 생각을 했다. 돈은 좀 벌었어도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는 친구인가? 우리 주변에 이런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어떤 여행지 안내하는 방송 모니터가, 방송에서 하는 이야기를 잠시 들었다.

그는 사회자가 국내 중 어디를 가장 소개하고 싶은 곳이냐고 하니까, 대답을 하기를 강원도 산골 전기도 안 들어오고, 걸어서 간신히 갈 수 있는, 외딴 한 두 집이 살아가는 그런 곳을 하루, 이틀 정도 지내보면 많은 것을 배우고, 정신이 개운한 것을 느낄 수가 있다고 하는 말을 했다. 일 중독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이고 헛소리인지 모르나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소리이다. 사람은 가장 자연스럽고 평안 할 때가 어느 때인가? 자연과 가장 가까울 때이다. 요즘 사람들의 주거 구조도 점점 환경 친화적이다. 자연과 접할 수 있는 조건이 좋으면 좋을수록 부가가치가 높고 귀한 것이 된다. 나는 최근에 성경을 읽다가 시편 27편4절을 묵상하게 되었다.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내가 내 평생에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그것이라” 여러 가지 일에 파묻혀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한가지일, 즉 하나님의 성전에 거하는 것을 사모하라고 하는 것이다. 바쁘고 일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이 한 번 귀담아 들어 볼 말이 아닌가? 일이란 평생해도 항상 일감은 있는 것을 알기나 하는가? 이것이 기독교의 영성의 출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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