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되려거든 먼저 나를 알자

  • 입력 2015.02.11 14:2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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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연합회장 신상우 목사, 이하 카이캄) 제31회 목사안수 지원자들을 위한 ‘인성·심리검사’가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횃불선교센터에서 실시됐다.

총 167명의 응시자 중 152명이 참석한 이날 검사는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응시자들은 성격검사(MCMI)와 다면적 인성검사(MMPI2) 두 가지의 검사를 받았으며, 이 결과는 ‘면접을 위한 질문서’ 답변 내용과 접목돼 개개인의 성격과 심리상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게 된다.

이는 두 가지로 분류되어 척도 범위 내에 위치한 이들은 일반면접을 진행하게 되고, 척도를 벗어난 수치를 보이는 이들은 별도로 분류돼 심층면접에 참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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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된 위험을 극복한다

다면적 인성검사와 성격검사는 카이캄에서 목사안수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아무리 필기고사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둔 사람이라도 이 검사와 심층면접에서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된 사람은 목사안수가 보류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검사가 목사로서의 자격을 가름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목회자로서 섬기고 사역하는 데 있어 자신에게 내재된 위험은 없는지, 있다면 어떻게 극복해나갈 수 있는지 터득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카이캄은 고도의 위험성이 발견된 응시자들에게는 목사안수를 보류하고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상담 과정을 안내하고 있다. 이 과정을 수료하고 나면 다시 카이캄 목사고시에 재응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MMPI와 MCMI 서로 보완해 평가

MMPI는 가장 오래되고 과학적인 검사로써 심리적 정신적 어려움을 척도로 나타내 보여준다. 우울, 분노, 불안, 정신병 등 임상적인 문제들을 알려주는 것으로 가장 신뢰도가 높아 널리 사용되고 있다.

MMPI는 드러난 척도들을 조합해 성격을 짐작할 수는 있지만 명확히 구체화되지는 않는다. 반면 MCMI는 구체적인 성격 구조를 알 수 있게 데이터로 산출해 나타냄으로써 보다 명확한 판단을 가능케 하여 MMPI를 보완한다.

전문가들은 이 두 가지 검사를 통해 이성 문제, 돈 문제, 지나친 권력욕 등 교회와 사회에서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들을 사전에 발견하고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직접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당사자 스스로 위험성을 인지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는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솔직 담백한 응답이 ‘정답’

이날 검사를 진행한 횃불트리니티 상담센터 김은영 교수는 “사과를 좋아하는지, 오렌지를 좋아하는지 정도를 묻는 것이 보통의 성격유형검사라고 한다면 오늘은 타당도 척도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보게 될 것”이라며 “성격적으로 얼마나 특이성이 있는지, 얼마나 진실되게 응답했는지를 분석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스스로 너무 좋은 사람이다, 혹은 너무 나쁜 사람이라고 의도적으로 체크해도 여러분의 의도대로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면접 때 곤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솔직 담백한 응답을 요구했다.

덧붙여 “최근 6개월 동안의 자신의 모습을 검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너무 깊게 고민하면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나타낼 수 없으니 금방금방 떠오르는 대로 체크하면 된다”고 지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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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더 잘 알아 긍정으로 변화되길

검사 전 간략한 세미나를 진행한 김상복 목사(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는 “인성 심리검사를 통해 여러분 자신을 잘 알게 되고 목회자로서 좀 더 좋은 모습으로 변화되길 바란다”고 축복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의 일을 사람에게 맡겨놓았으니 목회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자신의 힘을 다해 너무 잘하려다가 지치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대로 한 걸음씩 걸어가라”고 노하우를 전했다.

이어 “하나님은 그 시대에 맞는 종들을 부르신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세대를 이끌어갈 사람들이다. 여러분의 세대를 이끌어갈 지도자들이 여러분 중에서 나올 것”이라며 “세대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인도하시고 축복하시고 자비와 긍휼을 베풀어주시고, 이왕 부르셨으면 단단히 붙잡아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라”고 당부했다.

또 “목사를 안시켰으면 몰라도 불러서 안수하셨으면 하나님 나라를 위해 귀하게 사용해주시라고, 거기에 필요한 모든 은사와 능력과 건강도 책임져 주시라고 기도하라”면서 “그리하여 여러분이 세대를 이끌고 여러분의 세대가 하나님을 섬기도록 하라”고 도전했다.

김 목사는 지원자들이 선택한 독립교회에 대한 소개도 덧붙였다. 그는 “독립교회는 교파가 없다. 바꿔 말하면 모든 교파가 내 교파라는 말이다. 교단만 다를 뿐이지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모두 형제다. 자유롭게 모든 이들을 섬기며 살고 싶은 사람들의 공동체”라고 설명하고 “나와 주님 중간에 아무도 끼지 않고 오직 주님만 보고 섬기길 원하는 고백이 기본이다. 독립교회는 여러분이 이렇게 사역할 수 있도록 법적인 울타리를 둘러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립교회는 하나님이 여러분 각자에게 주신 비전을 따라 자유롭게 사역하는 곳”이라며 “주님이 이끄시는 대로 평생 한 분만 섬기라. 한국교회를 일깨우고 하나로 만드는데 여러분이 큰 공헌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목사로서 바로 설 수 있도록

카이캄은 한국교회 최초로 목사안수 과정에 다면적 인성검사와 성격검사를 도입해 용기있는 결단이라는 지지를 얻고 있다.

카이캄은 목사가 되겠다는 사람들에게 인성검사를 한다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을 극복하고, 면접설문을 작성해 지원자들에게 미리 배포해 서술 답변을 받아야 하며, 검사시간을 따로 할당해 검사를 실시해 해석을 하고, 위험군으로 분류된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한 후 그에 따라 당락을 결정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과 위험부담을 기꺼이 떠안았다.

카이캄 목회국장 윤세중 목사는 “목사는 은퇴해도 목사고 죽어도 목사다. 그동안 한국교회의 문제들 중 하나는 목사가 되는 과정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것이 카이캄의 진단”이라며 “자기를 돌아보는 과정이나 교육이 없었기에 목사가 목사로서 바로 설 수 없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성 심리검사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자들이 오늘 받게 되는 검사는 ‘면접을 위한 질문서’와 함께 매칭되어 평가될 것이고, 이를 토대로 면접을 진행할 것”이라며 “목회자다운 목회자, 카이캄의 선언과 가치에 부합되는 목회자를 세우기 위해 더욱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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