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조 칼럼] 명절, 용서를 생각하다

  • 입력 2023.01.26 10:4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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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조 목사.jpg

김대조 목사(주님기쁨의교회)

 

 

 

“김 목사, 제일 용서를 안 하는 사람들이 누군 줄 아니? 목사들이야” 개척을 하고 열심히 교회를 세우며 뛰고 있던 어느 날, 걸려 온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사랑의 교회 옥한흠 목사님의 목소리셨다. 교회를 개척하고 학교에서 예배를 드리니 교회가 있음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릴 방법이 없었다. 마침 가까운 지하철역 안 벽 광고 문의가 들어왔다. 기회다 싶어 그 광고면을 활용하기로 했다. ‘제자 되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생명공동체~’ 교회를 소개하는 문구와 함께 개척을 할 때 옥한흠 목사님이 써 주신 추천의 글과 함께 옥 목사님의 사진도 작게 넣었다. 그것이 그 누군가의 눈에 거슬렸나 보다. ‘왜 주님기쁨의교회 광고에 옥한흠 목사님이 들어가도록 허락을 했느냐’는 주변 사람들의 전화가 걸려 오고 있어서 입장이 참 곤란하시다는 말씀이셨다. 느낌이 왔다. 당시에만 해도 옥한흠 목사님의 영향력이 컸던 터라 주변 교회들이 새로 개척한 주님기쁨의교회로 몰려가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그때 바로 옥 목사님의 사진을 광고에서 빼는 수정을 했던 씁쓸한 기억이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설 명절이다. 옥한흠 목사님이 그때 하신 ‘용서’에 대한 말씀이 불쑥 떠올랐다. 어린 시절의 명절은 마냥 즐거웠다. 일 년에 한 번 새 신발, 새 옷을 얻어 입을 수 있는 시간. 그때는 부모님의 명절에 대한 부담은 생각하지 못했다.

 

남들은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 명절이 더 외로운 사람들이 있고, 명절을 끼고 더 많은 마음의 힘듦이 찾아올 수도 있음을. 한 결혼 정보 회사의 설문조사에서는 일 년 중 부부 사이에 가장 많은 다툼이 일어나는 때가 명절이고 그 외에 부부의 생일, 결혼기념일 순이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장 행복해야 할 시간이 의외로 누군가에게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간일 수 있음이다. 명절이면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가슴이 설레는 이들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마음에 불편한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고통의 시간이다. 때로 만나고 싶어도 서로의 마음의 거리로 인해 만날 수 없는 경우도있다. 그런 이들에게는 명절이 얼마나 힘이 들까. 이번 명절은 ‘용서’라는 단어를 마음에 품고 보냈으면 좋겠다. 예수님의 제자가 묻는다. ‘몇 번을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을 일흔번까지라도 할지니라’ 어렵다. 그러나 나도 십자가의 보혈로 용서받은 사람임을 기억한다면 용서하면서 살아야 하고, 조금은 더 용서할 힘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덮느니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우리 모두 아픈 기억보다 고마운 기억, 사랑을 나누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용서하는 명절’로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품위를 가지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시간이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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