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성 중독자의 성격특성과 가정에서의 양육환경

  • 입력 1970.01.01 09:00
  • 기자명 김 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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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성폭력과 성범죄가 증가하고있다.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장애인 대상 성폭력 범죄는 2010년 321건, 2011년 494건, 2012년 661건으로 최근 2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20세 이하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는 2008년 5,718건에서 2012년 8,874건으로 늘었고, 이중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 성범죄’가 2008년 114명, 2009년 127명, 2010년 174명, 2011년 158명, 2012년 204명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교사들의 성범죄’도 2009년 34건, 2010년 34건, 2011년 39건, 2012년 46건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하지만 친족 성폭력 발생 건수가 2008년 223건에서 2012년 352건으로 4년 간 58% 늘어났다는 사실은 충격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점차 성폭력 범죄는 사관생도, 경찰간부, 정부의 대변인 등의 문제로 확산되면서 정부의 고민도 커졌다. 정부부처는 양성평등교육의 전문 강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예방교육에만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성폭력 범죄는 성교육 예방에만 치중할 일은 아니다. 성폭력은 성교육의 문제라기보다 가정에서부터의 부족한 성교육, 인터넷을 통한 잘못된 성의식, 성태도와 한국사회의 독특한 유흥문화의 영향 속에 병리적으로 발전된 성 중독, 성폭력, 성범죄일 경우가 훨씬 많다.   

미국의 권위 있는 메리암-웹스터 사전에 따르면 중독(Addict)이란 ‘어떤 일에 습관적으로 또는 강박적으로 자신을 몰입하거나 거기에 항복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중독자란 그 일에 자신을 내 맡기고 몰입하는 사람을 말한다. 즉, 성중독이란 성적 모험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정신적 불안증, 정신 병리적 증상이다.  성중독자는 심리적으로 심한 공허감, 고독감을 갖고 성적 모험을 통해 자기 존재감을 확인하려고 애쓰는 증상을 갖는다. 성중독자는 시간과 장소, 경제적 상황과 대상에 관계없이 성적인 집착과 성적 모험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정신적 불안증적 특징을 보이는 사람인 것이다.  

미국의 마이크 즈농(Mike Genung)은 성 중독이란, 자신의 삶의 어려움을 대처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성(性)을 중독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메요 클리닉(The Mayo Clinic)에서는 성 중독을 ‘섹스에 대한 저항할 수 없는 욕구’로 정의하고 있다. 성 중독 욕구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너무 강렬해서 가정, 직업, 사회적 관계들에 심각한 상황에서도 그 욕구에 사로잡혀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성적 행동에 과도한 시간을 투자하게 되며, 중요한 일들을 놓치지만 성적인 활동과 욕구의 감소, 통제능력이 상실되어 반복적인 실패 속에 살아간다. 

성 중독자는 반드시 성적인 욕구가 넘치는 사람인 것은 아니다. 즉, 성욕과는 상관없이 성적인 집착으로 일시적인 쾌감을 느끼지만 점차 우울증, 절망감, 수치심, 허탈감을 느끼게 된다. 또 성중독자는 성행위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지지만 특별한 성적 행위를 하지 못 할 경우 불안감이 증가하여 성적인 행위에 대한 자기 통제력이 상실되는 것이다. 그래서 성중독자는 성폭력 범죄자가 되기 쉬운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성중독자로서 성범죄자의 성격특성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매사에 냉정하고 타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능력이 부족한 성격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충동적인 감정 상태에 빠지기 쉽고, 성적 욕구에 대하여 즉각적인 만족감을 추구하며, 성적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반복적인 성폭력 혹은 성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그리고 성중독자는 자신이 저지른 성폭력, 성범죄 행동에 대하여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부족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영유아기에 잔인한 행동을 하는 경우, 어린 시절부터 절도, 동물학대와 폭행에 쉽게 노출되는 경우, 청소년 비행에 대한 경험이 많은 경우, 여성과 지속적이고 깊은 애정관계를 맺지 못하는 경우, 성에 집착하여 유흥문화에 몰두하는 경우, 성추행, 성희롱 등의 성범죄를 많이 저지른 경력이 있는 경우에는 성중독자 혹은 성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필자는 수년간 정신과 병원과 상담기관에서 한국사회의 성중독자들을 상담하면서 연구된 자료와 같이 동일한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성중독자들은 부모와 애정과 정서적 상호관계가 적은 특징을 보이고 있었다. 부모가 전통적으로 과묵한 성격, 경제적 여유를 위한 맞벌이 생활, 무관심과 방임의 환경은 애착장애로 발전하는 특징을 보인다. 

부모는 자녀에게 충분한 애정을 갖도록 해야 한다. 애정의 결핍, 온정의 부족한 표현은 결핍된 욕구로 대상과 물질 등을 통하여 병리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어린 시절부터 사랑의 표현, 진심의 포옹, 부모 자녀 간 대화로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도록 해주어야 자녀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두 번째로, 성중독자들은 어릴 적부터 형제, 자매와 비교를 당하면서 자존감이 낮은 특징을 보이고 있었다. 부모들이 형제순위에 과도한 집착, 남녀의 차별, 우열에 대한 평가 등으로 성장할 때 열등감을 넘어 분노와 폭력으로 발전할 경향이 높다. 부모는 어릴 적부터 건강한 자존감을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 자존감이란 자신에 대해 갖는 주관적인 가치관인데, 자존감이 건강한 자녀는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높고, 긍정적인 감정이 많으며, 건강한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건강한 자존감을 심어 주기 위해서는 자녀에게 긍정적이고 진심어린 칭찬과 격려의 표현으로 자신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 

셋째로 성중독자들은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었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뛰어난 학업 성취욕구, 과도한 선행학습에 투자, 우수한 대학입학 등의 교육에 집착할수록 윤리, 도덕심 등이 결핍되어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부모들은 자녀의 공감의 능력을 향상시켜 주어야 한다. 어떤 일이든 타인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해줄 때 자녀의 공감능력을 향상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성중독자들은 책임감과 독립심이 적은 특징을 보이고 있었다. 가정에서도 배우자에게 의존적인 성향을 갖고, 직장에서도 업무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 등으로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부모는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적은 일에도 책임감을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적절한 관심과 보호를 받으며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줄 때 자율성과 독립심은 향상될 수 있다. 

자녀가 성 중독, 성범죄의 성격특성으로부터 자유 할 수 있는 것은 부모의 작은 역할부터 시작된다. 부모는 자녀에게 친밀한 애정을 갖고 건강한 자존심을 키우도록 양육한다. 그리고 아동기부터 타인의 아픔에 대한 공감의 능력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문제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살게 될 때 자녀는 건강한 애착관계, 건강한 인격으로 성장할 것이며, 성중독자의 가장 중요한 애착장애로서의 성격적 특징을 극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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