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사랑으로 껴안는 한중사랑교회

  • 입력 2015.03.09 11:03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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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내국인도 아닌 모호한 신분, 혜택도 특권도 없는 동포들

행정자치부와 서울시 등이 조사한 서울 거주 중국동포 현황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총 23만5645명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거주 외국인주민 전체의 57%를 차지하는 수치로, 우리 주변 외국인 2명 중 1명은 중국동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중 60%에 해당하는 14만4371명은 영등포, 구로, 금천, 관악, 광진구 등 서울 서남부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서남부 일대가 거의 ‘중국동포 타운’으로 조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동포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족을 이루어 생활하면서 한국의 경제·사회·문화 안으로 점점 밀접하게 들어오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내국인도 외국인도 아닌 모호한 신분으로 어떠한 혜택도 특권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구로 가리봉동에 위치한 한중사랑교회(서영희 목사)는 이러한 다문화정책 혜택의 범주에서 벗어나 정책의 그늘 아래 어려움을 겪는 중국동포들을 위한 다양한 섬김으로 중국동포 복음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한중사랑교회 소속 선교원인 한중사랑 어린이동산의 1주년 기념예배가 있었다. 2015학년도 입학식을 겸하여 드린 예배는 어린이동산 개원 이래 처음으로 외부인에게 공개된 것이었다.

한중사랑교회 박은영 전도사의 사회로 드려진 예배에서 아이들은 ‘이 세상 제일 귀한 보물 있는데’, ‘하나님을 높여요’ 등의 어린이 찬양으로 깜찍한 율동을 선보이며 학부모 및 내·외빈 손님들에게 함박미소를 선사했다.

‘예수님처럼’(눅 2:52) 제하의 설교를 전한 원장 서영희 목사는 “아이들이 어린이동산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잘 배워, 예수님처럼 하나님과 사람 앞에 사랑스러운 어린이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서 목사는 “세상에 어린이들을 마음 놓고 보낼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는 이 때, 어린이동산 교사들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인들이기에 어린아이들을 잘 보살피고 양육하여 이 나라 이 민족을 세워나갈 하나님의 귀한 일꾼으로 만들기 위해 성심껏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축사를 전한 박재석 소장(이주동포연구소)은 “성인이 되면 습관과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 어릴 때부터 자기 몸에 좋은 습관과 좋은 생각을 교육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시설 좋고 우수한 어느 곳보다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동산에 온 것은 훨씬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구로구청 다문화사회지원팀 신순자 팀장도 “아이들이 교회에서 생활하고 배울 수 있다는 건 인성교육, 신앙교육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며 “구청에서도 물심양면으로 돕도록 노력하겠다”고 축사했다.

이외에도 동북아신문 이동렬 대표, 동포세계신문 김용필 국장, 동포타운신문 김정룡 소장, 구로구청 배경연 주무관 등이 참석해 어린이동산의 1주년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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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사랑 어린이동산 교사 일동
 
 

정부 지원 0원, 예수의 사랑으로 보육하는 한중사랑 어린이동산

한중사랑 어린이동산은 국가의 지원을 1원도 받지 않고 오로지 한중사랑교회의 지원만으로 운영되는 선교원이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유아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 능력과 태도를 길러 전인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교육목표 아래 25명의 중국동포 어린이를 교육하고 있다.

넉넉지 않은 형편과 크지 않은 규모의 운영이지만, 성장발달을 위한 체육활동이나 전문 선생님과의 중국어 멀티 수업, 오감을 통해 배우는 요리교실, 생일파티 등 다양하고 활발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학부모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손 유희를 활용한 ‘성경구절암송’이다. 손짓과 발짓, 표정 등으로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는 영·유아들에게 손 유희는 더 없이 좋은 교육 도구가 된다.

박은영 전도사는 “손 유희를 통해 성경구절을 암송할 때 아이들의 상상력과 표현력이 풍부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외우는 것이기에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에 나갈 때에도 분명히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어린이동산은 이외에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배, 기도, 말씀을 생활화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기르고 더불어 생활하는 태도 습득 △바른 언어의 사용과 스스로 탐구하는 태도 △생각과 느낌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경험 △믿음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남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가짐 등을 세부 목표로 세워 중국동포 어린이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앙 안에서 사랑으로 교육하는 어린이동산의 지난 1년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동포 아이들 1인당 들어가는 30만원의 교육비를 1/3로 줄여 받고, 적자 운영비는 교회가 해결해왔다. 구청도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이고, 중국동포이기에 재정적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중사랑재단 이사장 이상부 장로는 “예전에는 연세가 있는 동포들이 많이 들어왔었지만, 요즘은 젊은 동포들이 계속 들어와 가정을 꾸리고 있다. 어린이집의 필요가 있음을 느끼고 어린이동산을 시작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동포들을 위한 어린이집이 더 많아지고 커져야 함을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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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한 상황에 방치된 어린이들, 보육시설 확충 시급

대부분의 원생이 중국동포인 어린이동산은 재정적 곤란 이외에도 상처와 아픔으로 굳게 닫힌 어린 영혼들의 마음 또한 사랑으로 껴안아야 했다.

아빠와 엄마가 이혼해서 엄마 혼자 양육하고 있는 선재(가명, 6세). 선재는 처음 어린이동산에 왔을 때 또래 아이 답지 않은 늠름하고 바른 자세로 교사들을 놀라게 했다. 다른 아이들처럼 떼를 쓰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하루 종일 미동도 않은 채 앉아있었다.

선재의 바른 태도는 어른들 말을 잘 듣지 않으면 버려질까봐 자기 자신을 억누르는 두려움이었음을 교사들은 금새 알아차릴 수 있었다. 교사들은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 안정적 태도로 아이를 보살폈고, 선재는 1주년 감사예배에서 가장 큰 목소리와 몸동작으로 찬양하는 밝은 아이로 변했다.

엄마가 아빠의 산업재해 보상금 3000여만 원을 가지고 도망간 쌍둥이 형제 은수, 은철(가명 6세)이. 일하느라 바쁜 아빠 대신 쌍둥이를 돌보던 할머니는 아이들을 버리고 떠난 비정한 엄마에 대한 미움과 생활고로 인해 쌍둥이를 입양시키려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한중사랑교회는 급히 쌍둥이를 데려다가 보육하기 시작했다. 마침 어린이동산 개원을 앞둔 시점에 전해들은 쌍둥이의 입양 소식은 서영희 목사로 하여금 어린이동산 개원을 앞당기게 했다.

은수, 은철 쌍둥이는 어린이동산에 와서도 아빠와 할머니로부터 버림받을 뻔 했다는 두려움에 한동안 초점 없는 눈동자로 교사들의 시선을 피했다. 서 목사는 “또 다시 버림받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에 아이들이 눈도 똑바로 뜨지 못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하고는 “1년이 지난 지금 밝고 건강하게 변한 모습을 보면 동포들을 위한 어린이집 사업이 얼마나 귀한 사업들인지 보람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중국동포 아이들 중에는 부모로 인해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빠르게 변하는 주변 환경으로 인해 말문이 닫히고 외부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받아주는 어린이집이 없어서 방치되었다가 어린이동산에 오게 된 아이들이 대다수다.

이상부 장로는 “중국동포 어린이들에 대한 지원과 어린이집 개원은 이 시대 시급한 사업 중 하나다.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겠지만 현재는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상황이니 누구도 손대지 않는 것”이라고 문제제기했다.

서영희 목사는 “어린이동산같은 중국동포 어린이집이 없다면, 10년 후 아이들이 10대로 성장했을 때 방치됐던 아이들은 방황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동포 사회에 뿌리 깊이 들어 가보면 이런 아픔들이 많다. 하루라도 빨리 교육을 시켜서 한국 학교에 동포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중사랑 어린이동산은 중국동포의 자녀(외국 국적)로서 3세부터 학령 전의 아이들을 입학 받고 있으며, 원장 서영희 목사는 중국동포 어린이들을 보육할 수 있는 어린이집이 충원되고 아동보호센터가 설립될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한중사랑교회는 ‘한사람의 새신자가 한사람의 선교사로 양육되고 파송되는 교회’를 표어로 하여 새신자는 왕처럼 대접하고, 직분자는 독수리처럼 말씀으로 훈련하고 있다. 등록교인 1만4000여명, 105개 교구로 구성돼있으며 귀국 성도가 중국에 개척한 교회들이 있다.

어린이동산 외에도 중국동포들의 안정적 국내 적응과 건전한 체류활동을 돕고자 법무부로부터 지정된 동포체류지원센터와 사랑의 집(쉼터)을 운영하고 있으며, △무료 의료봉사 △무료 법률상담 △노무 및 고충상담 △출입국 업무 지원 △여행사 업무 지원 △취업알선 및 출입국 관련 상담 △심리 상담 등의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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