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

  • 입력 2015.03.19 19:21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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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우문(愚問)일는지는 모르겠으나 언제쯤이면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물어보고 싶다. 교회가 ‘하나님으로부터 사랑 받으면 됐지 왜 세상으로부터 사랑 받아야 하느냐?’는 말도 되지 않는 고압적인 냉소 앞에 오랜 세월 학습되어져 온 탓일까 우리나라 신자들의 안중에 그런 것은 이제 없는 것 같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근자에 들어 교회를 더욱 부끄럽게 만드는 일들이 줄을 잇고 있어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이 언제까지일지 자못 궁금해진다.

 

하나님이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 전에는, 아마 우리 스스로의 손으로 지금과 같은 보기에도 부끄러운 이런 일들을 바로 잡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아 더욱 마음이 아리다. 잊혀 질만 하면 불거져 나오는 교회 안에서의 성(性)추문에, 이번에는 세칭 ‘사기꾼 목사’ 소리까지, 이어 최근 사법당국이 야심차게 칼을 빼든 방산비리 척결의 중심에 또 부끄럽게도 이 아무개 장로가 이름을 올렸다.

 

그야말로 하나님으로부터 참으로 인정받는 바른 믿음의 삶을 살아보겠다고 몸부림하는 작은 자들의 눈에 비친 이른바 거물(巨物)들(?)의 믿음이란 그런 것인가 하는 허탈감이 절로 새어나온다. 이런 일이 알려질 때마다, 우리의 죄를 담당하시기 위하여 십자가를 지신 주님의 얼굴에 세상은 또 한 번의 침을 뱉는다는 사실이 마음을 더욱 무겁게 누른다. 더 큰 문제는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 땅의 성도들의 태도가 아닌가 한다.

 

이유야 어떻든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교계의 부끄러운 소식들 이제 좀 그만 들리게 하는 묘안은 찾아내기 어려울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돈에 얽힌 추문과 교회 내 성 스캔들은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 교회가 반드시 해결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대한 사안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전부터 있어온 이야기지만 교회가 스스로 자신의 환부를 도려내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면 오히려 더 큰 고난을 자초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당연한 얘기지만 고름은 절대로 살이 되지 않는다. 어떤 형태로든 무슨 조치를 취하든 앞으로 다시는 이런 불미스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 교회의 각성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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