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는 퍼포먼스가 아니다

  • 입력 2015.04.16 10:1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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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아는 믿음의 사람이자 러시아의 대 문호였던 톨스토이가 쓴 대표적인단편소설 가운데 하나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람이 아버지나 어머니가 없이는 살 수 있어도 신(神)이 없이는 살 수 없다.’라는 말인데 아마 러시아 격언을 인용한 것도 같다. 작가는 아마 하나님의 실존을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 격언을 인용한 것이 아닌가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절대적인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 별로 없는 것 같다. 다만 그 절대적인 힘의 소유자, 즉 신(神)에 관한 생각이 각자가 다 다를 뿐이며 그를 어느 정도의차원에 두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극히 미미한미신적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가 세상에서는 가장 크다는 점이다. 오랜 옛날믿음의 조상들이 목도했던 바알 신의 이야기로부터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려오는 크고 작은 잡신들과 우상들의 이야기가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님과 대등한 위치에 올려 진다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며 용서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어찌 된 일인지 요즘 들어 그런 미신적 퍼포먼스가 하나님을 예배하는 곳에도 접목이 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하나님의 이름은 그 영광이 점점 땅에 떨어지고 있고, 되지도 않는 잡신들의 주술적 행위는 도처에서 박수를 받고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다.

 

가까운 실례(實例)로, 근자에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사건이 있은 후 서울의 한복판에서 마치 굿판을 연상케 하는 예배를 드린 이들이 있다 하여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것이 과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였는지 자신들의 이름을 내기 위함에서였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또 생각이나 해 보았는지 적지 않게 의문이 남는다. 명심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목회는 결코 퍼포먼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저런 명분이나 핑계로 퍼포먼스를 남발하다 보면 자신들의 이름은 좀 알려지고 어느 정도사람 또한 모을 수는 있겠으나 정작 예배를 받으셔야 할 하나님의 이름은 어떻게 되겠는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점을 충고하고자 한다. 하나님의 이름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만홀(漫忽)히 여김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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