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회는 기도회여야 한다

  • 입력 2014.05.22 16:48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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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이르시기를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마가복음 11:17)이라 했다. 예수님이 오랜 야인의 생활을 끝내고 이제 드디어 자신의 집(?)에 들어가서 던지신 말씀이다. 성전에는 온갖 장사꾼들로 넘쳐났다. 비둘기 파는 자들과 돈을 바꾸어주는 환전상까지 진을 치고 있어 성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무리들을 향한 예수님의 일갈(一喝)이다. 이 주님의 말씀이 오늘날에는 어떻게 믿는 자들의 마음에 와 닿는지 그것이 자못 궁금해진다. 과연 우리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모여 기도한다고 하면서 얼마나 진정한 기도를 드리느냐 하는 점에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기도의 열성을 가지고 따지려 든다면 아마 한국교회 만한 데가 또 없을 것이다. 날마다 쏟아지는 교계 신문의 광고 난을 보아도 그렇고, 주변 목회자들로부터 참가권유를 받는 것 또한 그 횟수가 적지 않다. 주변 인물들로부터의 참석에 관한 권고는 가끔씩 권고를 넘어 은근한 압박감마저 들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조금은 부끄러운 얘기지만 이렇듯 기도회가 어느 때부터인가 사뭇 경쟁적으로 열리는 것 아닌가 싶은 느낌을 갖게 한다. 우후죽순 생겨난, 이름도 비슷한 단체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손님(?) 유치를 위해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 같아 씁쓸할 때가 적지 않다.
물론 기도회가 자주 열리고 많은 사람을 기도회로 안내하는 것이 뭐가 잘못이냐고 항변을 할 수는 있으나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첫째는 누가 더 많이 사람을 동원했느냐 하는 실적을 가지고 자신들의 권위를 세우는 데에 이용한다는 점이다. 사람을 많이 모았다고 스타가 되는 것은 세상의 시정잡배들에게서나 통하는 것이지 하나님의 진리 안으로 사람들을 인도하는 것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으로 족해야 한다. 또 하나 문제는 기도의 자리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태도이다. 막상 기도의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면피용일 뿐 정작 해야 할 기도는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 수다나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다 오는 동원된 기도회가 그리 아름다울 리 없다.
예수님은 성전을 일러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했다. 기도하는 집에 사람이 많이 모인다 하여 장사를 벌이는 것도 옳지 않을 뿐 아니라 기도회를 주최한 단체나 개인이 자기의 깃발을 날리는 것을 더 중요시 한다면 그 또한 바르지 못한 것이다. 근자에 진행된 어느 교단의 ‘목사 장로 기도회’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 같다. 목사와 장로들의 기도회니만큼 모이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도회가 기도회다워야 할 텐데 그러지를 못했다는 후문이 조금은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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