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전국 확산, 교회 나가야 할까?

  • 입력 2015.06.08 17:26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의 확산으로 주일 예배 풍경이 바뀌고 있다.

강원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국내 전 지역이 사실상 잠재적 전염 가능지역이 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는 주일예배에 참석을 꺼리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교회 차원에서 개인위생 청결을 홍보하고 충분한 예방조치를 취해 성도들을 안심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메르스의 확산으로 예비군과 민방위 훈련 등 국가적 차원에서 실시하는 회집은 물론 각종 세미나와 공연 등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으며, 주말 야외 나들이도 크게 줄어 고속도로는 한산했다.

메르스 여파가 교회 안까지 밀고 들어와 예배 참석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대형 교회일수록 그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특히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일수록 결석률이 높았고, 고령의 어르신들의 경우 자녀들이 교회 출석을 만류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 주일 많은 교회들은 자체적으로 마스크를 준비해 성도들에게 배포했고, 곳곳에 예배당 입구에 손소독제를 비치해 성도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한 교회 관계자는 지난 주말 예배 참석률이 20% 가량 낮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유아부와 유치부 아이들을 대동한 부모들이 상당수 가정에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회 유아부 담당 목회자는 “아이가 예배에 나오지 않아 부모에게 연락을 드렸더니 가정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했다”며 “메르스 감염을 염려해 그러신 것이니 뭐라 드릴 말씀도 없어 ‘알았다’고만 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의 한 교회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이 교회는 평소 주일예배 인원의 1/6 정도가 결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교회 관계자는 “매년 명절이나 여름 휴가철에 참석률이 줄어드는 것은 기정사실이지만 전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교회 출석률이 떨어진 것은 처음”이라며 “지난 신종플루 유행 때도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우려와 결석률에 반해 예배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성도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 깊은 성도들이 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반면 다수의 성도들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있는 것.

인천에 위치한 한 교회 관계자는 “부천에서 확진 환자가 나왔다고는 하는데 성도들이 예배 때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주일 성도가 미미할 정도로 감소하긴 했지만 분위기가 평소와 크게 다르진 않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확진 환자 대부분이 병원감염 사례라며 사회감염은 없을 것이라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하지만 충분히 조심했다가 무사한 것에 비해 방심했다가 곤혹을 치르는 것이 사회비용이 큰 만큼 교회들이 나서 손 씻기 등 위생교육을 실시하고, 곳곳에 손소독제를 비치해 성도들을 안심시키는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지난 주일 보건당국이 배포하는 메르스 관련 포스터를 교회 곳곳에 게시하여 성도들이 볼 수 있도록 조치하고 예배 광고시간에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

성전 입구 및 대교구마다 손소독제를 비치하여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건당국의 지침에 따른 기본적인 예방책을 실시했다.

면역에 취약할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해 특히 교회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직접 손소독제를 나눠주고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등 감염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영훈 목사는 “정부와 온 나라가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교회도 이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자 한다. 교회가 메르스를 두려워하여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한 조치”라며 “교역자들의 일반성도 안수를 잠시 중지하는 등 교회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메르스 때문에 일상생활을 극히 제한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교회에서는 서로 불편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시로 손을 씻어 개인위생을 청결하게 해야 하며, 당분간 서로 악수를 삼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교회는 손잡이 등 접촉이 잦은 곳을 집중 소독하라”고 권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