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은?

  • 입력 2015.06.18 11:21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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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보기가 겁난다. 어떠한 경로로든 연일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또 이로 인한 사망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니 국민들이 공포에 떨기에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이것이 과연 교계 일각에서 간간히 외치고 있는 말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가 싶어 두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생겨날 정도로 온통 나라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알려진 것처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라 이름 붙여진 이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가 왜 발생국인 중동(中東)의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이렇게도 먼 곳 극동(極東)의 대한민국에서 그 악명을 떨치고 있는지 그것이 우리를 궁금하게 만든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이 메르스코로나 바이러스는 그 역학적 특성 가운데 환자들에게서 직 간접적으로 90% 이상이 중동지역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문제는 그것이 어떤 개연성(蓋然性)에 근거를 두고 하는 말인지 이에 대한 해명이 좀 시원하지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지금도 물론 여러 가지 산업적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꾸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보다 앞선 과거 70~80년대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현장에는 한국인 근로자만 10만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인력이 최하 1~2년 이상 머물렀던 땅이다. 이러한 일연의 연관들이 유독 우리로 하여금 메르스 공포에 휘말려들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그런 분석은 나온 바 없다.

 

그러나 마음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대거 머물렀다온 것이 우리나라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유행하게 됨에 있어 극히 작은 연관성이라도 있음이 의심된다면 이 부분도 집중적으로 연구해 봐야 할 이유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 여기까지는 이른바 역학적 특성에 의한 갖가지 사안을 염두에 두고 조사해 봐야 할 일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기독교인의 신앙적 측면에서 이 문제를 과연 어떻게 보아야 하느냐 하는 점이다. 일찍이 수많은 벽안(碧眼)의 선교사들이 피 흘려이 땅에 전한 복음의 역사가 경제적 사회적 전반에 도도히 흐르는 이 나라가 언제부터인가 ‘민주화’라는 미명 아래 온갖 퇴폐적인 외래문화를 받아들이면서 혼돈의 세상으로 침몰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는지 이쯤에서 잠시 길을 멈추고 짚어보아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다.

 

퇴폐적인 타락된 문화가 낳은 추악한 천민문화는 이 땅의 순결함을 고스란히 밀쳐내고 어느새 주인의 자리를 차지하고 말았으니 일찍이 선교사들이 흘린 피가 부르짖는 소리가 하늘에 상달되었음이 분명해 보인다. 이쯤에서 우리는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 즉 사명이 무엇인가를 깨달아야 옳을듯 싶다. 교회가 권력에 빌붙어 세상의 권세를 세상과 함께 향유했던 제정 러시아 당시의 러시아정교회와 다를 바 무엇이며, 돈을 좇아가느라 이 땅의 고통 받는 작은 자들을 애써 외면하고 그들이 낸헌금으로 골프채나 휘두르며 부귀를 누림이 세상 맘몬의 졸개들이 즐기는 것과 다를 바 무엇인가를 곰곰이 묵상하며 회개하여야 할 때가 이른 줄 안다. 지금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의 하나이다.

 

또 하나 교회가 몫을 감당하지 못한 것중의 하나는, 대통령이 중동을 순방하고 온 후에 우리나라를 이슬람교도들이 먹고 즐기는 할랄식품(Halal Food)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야망에 찬 소신을 말할 때에도 그 많은 한국 교계의 내로라하는 지도자들 가운데 한 사람도 ‘왜 우리나라가 그 역할을 해야 하느냐?’며 핏대를 세운 이가 없었던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경제만 살리고 돈만 끌어들이면 만사 해결이라는 정부와 정치권의 논리에 교회는 마땅히 감당해야 할 몫을 포기하지 않았느냐 하는 말이다. 한국 교회는 이미 세상이 주는 경제적 풍요에 파묻혀 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명을 잃은 지 오래이다. 언필칭 교계의 지도자들은 그 속에서 누리는 작은 권세의 단맛에 취해 이 땅의 백성들이 이슬람교도들이 먹고 마시는 것들을 만들어 바치는 하인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비극의 서막을 눈감고 모른 체 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은 무엇인가 기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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