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인과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 꿈꾸는손

  • 입력 2015.07.01 18:11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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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이슈, 수화설교, 수화영상으로 제작해 보급

카카오채널 가입자 1200만, 유튜브 조회수 2000건 돌파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12월 현재 청각·언어장애인의 수는 27만8530명. 한국농아인협회 추산 35만여 명의 청각장애인이 있다. 이들은 생활, 취업, 교육, 문화 등의 영역과 가족 내에서도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소외와 차별의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교단체 꿈꾸는 손(대표 문혁 목사)은 ‘농아인과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지난 2월 설립돼 농아인의 알권리, 정보접근, 경제적 자립, 문화·정보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컨텐츠를 수화로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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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손은 현재 네이버 카페(http://cafe.naver.com/withdeaf), 카카오스토리 채널(https://story.kakao.com/ch/withdeaf),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user/myhandmysign)을 통해 뉴스와 이슈, 건강, 상식, 시사, 기초 영문법과 수화설교, 바이블스토리 등의 영상을 수화로 통역해 업로드하고 있다.

“장애인 사역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오래하느냐가 중요하다. 장애인 사역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만, 농아인들에게 있어서는 어차피 1~2년 있다가 사라질 사람들인 경우가 많고, 잘하지 못해도 5~10년 꾸준히 버텨주면 그 진정성은 통한다”

문혁 목사의 말이다. 그는 총신대학교 재학 시절 수화를 배우고 싶어 들어간 밀알선교단을 통해 장애인 사역에 입문하게 됐다. 그 이전에도, 이후 농아부 담당 교역자로 사역하게 되기 전까지만 해도 장애인사역을 하게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었다.

분당샘물교회 에바다 농아부에서 사역하고 있는 그는 농아인들이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자라왔음을 알게 됐다. 예컨대 다윗의 ‘언약궤’ 이야기를 설교하려해도 농아인들은 다윗이라는 성경인물에 대한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었다.

문 목사는 어린이성경처럼 해설을 곁들이지 않고도 그림으로 성경을 쉽게 풀어놓아 농아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교재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생각이 지금의 꿈꾸는손 사역으로까지 이어진 것.

그는 한국교회의 농아인 사역의 취약점 또한 잘 알고 있었고, 꿈꾸는손 사역을 통해 문화적 혜택을 제공받지 못하는 지방의 농아인들을 위해서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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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손 대표 문혁 목사
 

문혁 목사는 “전체 농아인구의 반 정도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살고 있고, 지방에는 그 숫자가 적다. 교회에 농아인 부서가 따로 구성돼 있는 교회도 서울의 대형교회나 중형교회 정도”라며 “지방의 중소규모의 교회는 농아부가 있어도 사역자가 없다. 교회에 농아인이 3~5명 정도 등록을 하면 부서를 만들어주긴 하지만 사역자를 배치해주긴 힘든 실정이고, 집사님이나 권사님이 그 부서를 관리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지방에서 농아인 부서를 관리하고 있는 평신도들에게서 농아인을 위한 성경공부 교재는 없느냐고 많이들 찾으신다”며 “글자만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은 농아인들의 특성상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기에 아직 손을 댈 수 없는 영역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영상을 수화로 통역해서 인터넷을 통해 공급하는 것”이라고 꿈꾸는손의 수화영상 보급 취지를 밝혔다.

처음 취지는 농아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전수하고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지만, 문 목사는 농아인들의 ‘필요’가 무엇인지에 먼저 집중했다. 농아인들을 위한 신문매체와 방송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농아인 사회 안에서의 이슈들을 다룰 뿐이지, 정작 농아인들이 원하는 것은 우리네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소소한 이슈들과 사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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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화영상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꿈꾸는손 박해수 목사
 

꿈꾸는손의 카카오스토리채널, 유튜브채널, 네이버블로그에는 기초적인 수화 강의와 수화설교, 수화찬양 이외에도 최근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공무원연금개혁, 일본 역사왜곡 교과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 세월호 추모집회 등의 뉴스거리들을 수화로 제작해 공개했다.

이외에도 시사상식들과 함께 청인들은 쉽게 이해하기 쉬운 단어이지만 농아인 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을 설명해놓기도 했다. 최근에는 다크호스, 머피의법칙, 가격파괴, 네티즌, 지구온난화 등의 단어들을 수화영상으로 업로드했다.

문 목사는 “농아인들에게 유익을 주기 위해 수화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있지만 정말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주일에 만나는 농아인들이 꿈꾸는손을 통해 올라오는 영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영상을 반복해서 보면서 공부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목사는 “지금은 농아인 목사님 두 분과 수화통역이 가능한 봉사자들을 통해 영상을 제작하고 있지만, 농아인들 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컨텐츠는 많고 일손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앞으로 수화통역이 가능한 농아인들을 수화모델, 수화앵커, 수화교육가, 스토리텔러 등으로 양성하고자 하는 꿈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꿈꾸는손의 카카오스토리채널은 1개월만에 구독자가 1200명을 돌파할 만큼 농아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의 영상 조회수도 최대 2000건을 달성했다.

문혁 목사는 앞으로 꿈꾸는손을 통해 의료, 법률, 세무, 육아 등의 전문분야와 요리, 커피, 운동, 건강 등의 문화여가 분야, 이슈, 사회, 정치, 문화 분야의 다양한 뉴스를 제공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나아가 수화설교통역, 수화로 설명하는 기독교리, 수화로 설명하는 이단, Sign Bible storytelling 등의 종교활동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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