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자기죽음은 그리스도의 능력을 채우는 열쇠”

  • 입력 2015.07.10 08:3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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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교회 고 이중표 목사의 별세 신학을 새롭게 조명하고, 이를 통해 위기에 빠진 한국교회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고 이중표 목사 별세 10주년 기념 전국목회자 세미나’가 개최됐다.

한신교회(담임목사 이윤재)와 미래목회포럼(대표회장 이윤재 목사), 호산나선교회(회장 박종구 목사)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별세목회연구원(원장 이윤재 목사) 등이 주관한 금번 세미나는 ‘자기 죽음과 살림의 목회’를 주제로 지난 6~8일 경기도 분당 한신교회에서 열렸다.

사전등록 750명, 현장등록 약 300여명 등 총 10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세미나는 고 이중표 목사가 생전 역설했던 ‘별세’(別世)의 신학과 신앙의 의미를 전국 목회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자리로, 첫날 이윤재 목사의 강의로 개회해 주승중 목사(주안장로교회),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김남준 목사(열린교회) 등이 강사로 나섰다.

3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올해 별세 목회 세미나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번에 조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이들 강사들은 각각 ‘자기 죽임-주기철’, ‘자기 죽임-교회 개혁’, ‘자기 죽임-자기 깨뜨림’을 주제로 강연하며, 자기를 죽임으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반듯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죽음-비전/별세’를 주제로 강의한 이윤재 목사는 “자기 부정은 결국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연결된다. 우리가 주님 앞에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며,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과 함께 우리도 죽었다는 정체성을 확인한 다음에야 우리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이것이 또한 故 이중표 목사님이 생전 강조하신 ‘별세의 영성’과 일맥상통한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목회자 안에 자아가 살아있을 때는 담대할 수 없다. 그러나 ‘주님과 함께 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담대해질 수 있다”면서 “우리가 자아를 지키려 할 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약해질 수 있다. 담대하지 못한 것은 우리에게 자기 죽음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목사는 또 “하나님을 믿는 것과 영성적 삶을 사는 것은 다르다. 변화산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신비한 체험이 아니라 그 사건 중심에 예수 그리스도가 있다는 사실”이라며 “우리 신앙의 중심에도 예수 그리스도가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분과 함께 머물며, 그에게서 나오는 은혜와 능력으로 자신을 채우는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 목사는 “능력은 바로 그렇게 흘러야 한다. 목회자들은 간혹 자신의 힘으로 목회를 하려 하지만 그것엔 한계가 있다. 언젠가는 탈진하게 될 것”이라며 “‘사랑은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풀 밀러의 말처럼 목회자도 먼저는 받아야 한다. 그렇게 우리 안에 채워진 힘과 능력이 흘러넘칠 때 우리의 목회도 풍성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기죽음-자기깨뜨림’을 강의한 김남준 목사는 “목회사역이 점점 복음의 본질에서 멀어지고 있다. 기독교 사상을 외치는 설교는 점차 사라지고, 신자들의 일상적인 삶의 행복에 대한 논의가 강단에서 훨씬 더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목회의 피상성은 사회와 교회의 구조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목회자의 복음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과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에 대한 경험 부족의 결과”라고 지목했다.

김 목사는 “목회는 단지 교회라는 단체를 경영하고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목회자는 진리를 깨닫고 그것을 가르치고, 그것에 합치하는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하는 것을 사역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목회자는 끊임없는 참회의 생활 안에서 자기 깨어짐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방종한 인간의 사상과 허무한 철학들, 만연한 물질주의와 부도덕한 사조 속에서 땅에 떨어진 복음의 영광으로 인해 슬퍼하고 하나님의 보좌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며 “목회자는 그 시대의 마지막 희망이며 신학생들의 구도자적 몸부림은 다음 시대의 뱃머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미나 둘째 날과 셋째 날은 주서택 목사(주님의교회), 브레난 브리드 박사(컬럼비아신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홍민기 목사(호산나교회), 정갑영 총장(연세대), 최석원 목사(대전성결교회)가 강사로 나섰다. 이들은 ‘살림의 목회’를 주제로 각각 △치유 △살리는 목회자 △다음세대 △한국사회의 미래와 교회의 역할 등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

한편, 이번 세미나 기간 동안에는 고 이중표 목사의 10주기를 추모하기 위한 추모예배가 거행됐으며, 전병금 목사(강남교회)가 설교말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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