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럴 줄 알았다’

  • 입력 2015.09.10 15:52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양 어느 나라 시인의 묘비명에 적힌 말이다. ‘(전략).... 내 이럴 줄 알았다.’ 참 깊은 탄식이 감추어진 매우 절제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후세의 사람들에게 큰 교훈으로 다가오는 이 묘비명의 주인은 어느 면에서 세상 인생들의 큰 스승일 수도 있겠다. 우리 사회가 곧잘 이런 후회스런 일들로 적지 않은 비극을 연출하는 것을 보면서 그저 깊은 한숨만 나오는 것을 감출 수가 없다. 불과 1년 남짓 지난 것 같다. 세월호 참사의 후유증은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 있다. 3백여 명이 넘는 아까운 생명을 우리 곁에서 떠나보낸 것도 적지 아니 가슴이 시리거니와 그로 인하여 우리 사회가 겪어야 했던 갈등의 소용돌이가 아직 멈추지 않았는데 어쩌면 그리도 유사한 사고의 소식을 또 들어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기존의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의 기능을 흡수한 국민안전처가 출범하였으나 조직만 커졌을 뿐 이번에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를 못했다. 이렇게 조직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국민들의 안전 불감증은 더 큰 문제이다. 파도가 예사롭지 않고 폭우가 쏟아지는 칠흑 같은 바다를 무리를 해서라도 건너야 할 어떤 절박한 사정이 있었는지, 이를 만류하는 사람은 왜 없었는지 우리 국민들이 모두가 되짚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것 중에 또 하나는 이번에도 역시 정확한 승선인원이 몇 명인지 파악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무엇이라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내 이럴줄 알았다.’는 말이 기억나게 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