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5월11일까지 특별기도주간 선포

  • 입력 2014.04.21 07:2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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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원교회 교단장들이 지난 19일 대한성공회 서울성당 주교관에서 긴급 회의를 가졌다.세월호가 침몰하여 실종자들의 생사가 불분명한 가운데 사망자만 늘어나고 있어 교단장들은 21일부터 5월11일까지 21일간을 ‘슬픔을 당한 가족과 함께하는 기도주간’으로 선포하고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기도할 것을 결의했다.
19일 대한성공회 서울성당 주교관에서 긴급 회의를 가졌다.세월호가 침몰하여 실종자들의 생사가 불분명한 가운데 사망자만 늘어나고 있어 교단장들은 21일부터 5월11일까지 21일간을 ‘슬픔을 당한 가족과 함께하는 기도주간’으로 선포하고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기도할 것을 결의했다.
좀 더 기도하지 못했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못했음을 종교 지도자로서 통회하며 ‘미안합니다(미안하다)’를 타이틀로 정하고 각 교단과 교회마다 새벽기도를 비롯해 특별히 기도회를 마련해 기도하기로 한 것이다.
각 교회에 현수막 등 기도주간의 상징물을 게시 및 설치키로 했고, 예배를 드릴 때 강단 위에 ‘미안합니다’라는 배너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필요하다면 각 교회마다 일정한 기도 처소를 만들어 실종자들의 무사생환과 슬픔을 당한 이들을 위한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권고한다는 계획이다.
교회협 차원에서는 현재 구세군 봉사단과 예장통합 총회가 설치한 시설을 한국교회가 적극 활용하고, 십시일반 동참하여 현장의 이웃들을 적극 돕기로 했다. 특히 체육관은 이미 구호활동이 충분하게 이뤄지고 있는바 상대적으로 지원이 미흡한 바닷가 항구에 부스를 설치하고 바다를 바라보고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한국교회 차원에서 드리는 대표적인 기도회는 안산지역의 교회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촛불기도회에 적극 참여키로 했고, 필요하다면 교단 지도자들이 설교나 격려사, 기도 등으로 봉사하기로 했다.
교회협은 기도회를 위해 우리 사회를 잘 돌보지 못하고 함께하지 못한 자기 반성을 골자로 하는 공동기도문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며,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사회 전반에 검토할 것이 있는지 점검하는 기회가 되기를 촉구할 계획이다.
특히 기도주간 마지막에는 미흡한 대응과 부정확한 정보로 혼란을 야기한 정부를 향해 꾸짖는 성명서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슬픔을 당한 가족과 함께하는 기도회는 슬픔을 당한 이들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기도의 대상이 되어 동참하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교회협 회장 박종덕 사령관은 “자초지종을 따지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교회로서 책임을 통감하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며 “이번 사건이 인재인 만큼 사람이 바로 되어야 세상도 바로 될 수 있다는 믿음의 자세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감리교 박계화 감독회장 대행은 “내가 맡고 있는 경기연회에서 일어난 단원고등학교 일이다. 감리교 안에서만 16명이 실종된 상태다.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매일 저녁8시에 촛불기도회를 시작했다”며 “부활절 마치고 시작되는 12개 연회 기간 동안 애도의 시간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교회협 부회장 김영진 장로는 “우리 교단도 해당지역 4개 노회가 집중적으로 현장에서 구호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우리 교회가 정부를 향해 근본적인 재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강력한 요구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공회 김근상 주교는 “모든 부활절 행사를 중지시켰다. 축제기간이어야 하지만 매일 만나면 처음부터 끝까지 울음”이라며 “성당 중앙에 평화의 기도처를 오늘부터 추모처로 변경하고 교인들은 물론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꽃을 마련해놨다”고 전했다.
예장통합 김동엽 총회장은 “교회 다니는 사람은 교인들만 찾아서 기도하지 말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그들 모두를 위해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현장에서는 체육관에 있는 사람들은 지쳐서 원망만 하고, 남자들은 바닷가에서 바다만 바라보고 소리를 지르고 있다. 바닷가에서 좋은 장소를 할애받아 위로사역을 전개해야 한다”고 알렸다.
교회협 김영주 총무는 “우리가 진심으로 위로하는 마음으로 현장에 가지만 받는 사람들은 이게 쇼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설프게 방문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신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교회협은 이날 10개 회원교단 대표들의 이름으로 ‘세월호 여객선 사고와 관련하여 한국교회에 드리는 글’을 채택하고 목회자로서의 죄를 고백하고 사죄했다.
이들은 “목회자로서 종교인으로서 많은 생명들을 죽음의 두려움 앞에 이르게 한 이 일에 대하여 커다란 책임을 느낀다”면서 “이익과 생명을 맞바꾸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사회에 침묵과 방관의 모습을 보였던 죄를 고백”하고 “모든 이들이 안전하게 꿈꾸고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들지 못했음에 마음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다.
한국교회 교우들에게는 “단 한 사람의 생존자까지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실 것을 당부”했다.
이어 “어설픈 위로보다는 회개와 탄식의 기도로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 설익은 대책보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기도를 부탁드린다”며 “유가족들과 아직 생존조차 확인되지 않아 슬픔에 잠겨 있는 가족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심정으로 이미 준비되었거나 또는 준비하는 행사들의 자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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