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교회와 독립교회에 대한 교회사적 이해

  • 입력 2015.11.26 14:52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정숙 총장.jpg
  
이정숙 총장
[프로필]◈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교회와 여성의 관계에 대해 세 번에 걸쳐 얘기한 바 있다.이번 호에서 한 번 더 이 주제를 다루고자 한다. 지난 10월 26일에 있었던 카이캄 제32회 목사안수식에서 「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님이 설교를 했다. 이날 분위기는 설교를 하는 김양재 목사님이나 설교를 듣는 참석자들 모두가 “와” 혹은 “흠”했던 분위기였다. 여성목회자가 목사안수식에서 설교할 수 있는 격세지감의 현실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반응이 동시에 있었다는 것이다. 김양재 목사님은 교회를 개척하여 10여년 만에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흔치 않은 목회자 중 한 사람이고 큐티 사역과 함께 목욕탕사역 혹은 고백공동체 사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여성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서양의 연구에 의하면 여성목회자들의 설교는 자신을 삶을 기꺼이 드러내는 것이 큰 특징이다.

 

김 목사님도 이에서 예외가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의 빛으로 비춘 자신의 삶과 지난 세월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진솔하게 또 잔잔하게 말씀의 구절구절을 풀어간다. 이러한 시도가 주제설교나 큰 화두 중심의 설교에 익숙했던 한국교회 교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 필자가 한국교회사학회 학회장이 된 직후 우리들 교회로 김양재 목사님을 찾아갔던 적이 있다. 당시 필자는 학회 사상 첫 여성회장이 되었기에 여성리더십의 상호협조 차원에서 김 목사님에게 학회지원을 요청하였고, 우리들 교회는 그 후 3년간 한국교회사학회의 파트너가 되어주었다. 당시 대화 중 김 목사님이 자신에게 쏟아 부어지는 억울한 말들에 대해 황당하고 섭섭한 마음을 토로한 것이 귀에 쟁쟁하다.

 

이 척박한 한국 목회현실에서 이만한 교회를 세우기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했는데 교회가 커지면서 이단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는 것이다. 그가 정식으로 신학공부를 다 마쳤고 큐티 사역과 같이 공신력 있는 사역으로 목회를 하지만 독립교회소속이고 여자이기에 더욱 그러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여자들이 목사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독한 시어머니에게 고생한 어머니가 딸에게 “넌 시집가지 마라”라고 충고하는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 카이캄 목사안수식에서 김 목사님이 설교하는 모습이 필자에게는 더욱 더 특별한 감동이었다. 식이 마치고 연합회장인 신상우 목사님께 설교자와 관련하여 좋은 결정을 하셨다고 했더니 “때가 찼지”라고 담담하게 말씀하셨다.

 

 

여성목회자에 대한 카이캄의 적극적인 행보나 필자와 같은 학자들의 꾸준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여성목회자들의 삶은 여자라는 사실만으로 결코 쉽지 않다. 안수식에서 여자가 설교하는 것을 못내 불편해 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처럼, 교회에서 남성의 절대기득권을 주장하는 남녀노소가 교회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여성들의 입지는 전 세계적으로 그리 쉽지 않으니 크게 놀라고 실망할 일은 아니다.)교단 교회에서 여성리더십은 총회/연회에 참석하는 총대(대의원)의 수로 완성된다. 몇 해 전부터 매 해 교단 총회/연회가 마치고 나면 기독교신문들은 다투어 각 교단들의 여성총대 비율을 보도하곤 했다. 올해 가을에도 한국교회여성연합회가 6개 교단의 총회 결과를 가지고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여성총대 평균비율은 4.6%이다.

 

이 숫자는 기장과 감리교가 양성평등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여성총대수를 늘였고 작은 교단인 성공회와 복음교회의 여성총대 비율이 단연코 높았기에 가능했다. 조사교단 중 여성목회자가 가장 많았던 예장통합측의 여성총대비율은 1.1%였다. 오랫동안 UN이권장하는 양성평등을 위한 여성할당제는 30%이다. 사회 곳곳에서 여성할당제는 비교적 빠른 속도로 정착되어가고 있지만 교회는 그렇지 못하다.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어가는 교회는 남녀라는 지체로 구성되어 있다. 70%에 해당하는 여성지체들의 소명과 소리를 대표하지 못하는 몸을 온전한 그리스도의 몸이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솔직한 토론과 타개책을 기대해 본다.

<계속>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