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났다고 전해라~’

  • 입력 2015.12.24 17:2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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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유행하는 대중가수의 패러디를 따라 하자니 좀 계면쩍기는 하지만2015년을 보내는 사설자의 소회를 이것으로 밖에는 더 표현할 말이 없을 것 같다. 25년 무명가수의 한을 풀어준 ‘전해라~’는 노래가 왜 하필 이때 다시 뜨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너도 나도 자신의 의사를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예리하게 전달하는 매력이 있어 보인다. 지나간 해를 정리하고 새해맞이를 준비를 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들이 있다. 올 한해에는 유독 우리 사회곳곳에서 고개를 내민 잘난(?) 사람들 덕에 참 피곤해야 했던 고된 한 해를 보냈다는 그것이다. 선량(選良)이라는 신분을 십분 활용하여 자녀들의 취업에 압력을 행사한 것은 물론, 그 어느 곳보다 공명정대함의 수범을 보여야 할 로스쿨(Law School)의 성적에까지 힘자랑을 시도한 잘난 사람들이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참으로 이정도면 대단히 잘난 사람들이다. 자신들을 뽑아 준 국민들 앞에 희생과 헌신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자신과 가족들의 영달(榮達)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정리되어야 할 대상 중의 첫 번째가 아닌가 한다.

 

도대체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도덕적으로 생각해 볼 때 참으로 기가 찰 일이 또 하나 있었다. 누가 보아도 외간 남자와의부적절한 해외여행이었음에도 그것을 자랑이라도 하듯 자청해서 TV화면에 나와 자신을 미화하는 인터뷰를 한 어느 여인의 이야기는 차라리 서글프기까지 하다. 더욱 큰 문제는 그 여인의 미모와 용기를 칭송하며 영화배우나 탤런트로 데뷔시켜야 한다는 일부 정신 나간 사람들의 작태이다. 이런 코미디 같은 일들이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는 것이 한숨 나오게 한다. 참으로 이런 사람들을 일러 잘난 사람들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2015년은 그야말로 이 나라가 잘난 사람들의 세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동성애와 음란이 버젓이 ‘평등’을 담보로 활개를 치는데 그것이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도 표(票)를 의식해 눈감아주거나 방조한 지도층의 인사들은 그 잘난 정도가 얼마 만큼일까 궁금하기까지 하다.

 

나라의 내일이 염려스럽고 후손들의 삶이 얼마나 황폐해질지 명약관화함에도 당장 자신의 지지도를 의식한 비양심적 지도급 인사들이 어디 한둘이랴. 더 심한 경우는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 교수라는 사람이 자신의 연구실에서 일하는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는가 하면 심지어 인분(人糞)을 먹이기까지 한 일도 있다하니 이는 잘난 정도를 넘어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인천의 어느 백화점에서는 고급 브랜드의 옷을 가지고 매장의 종업원을 무릎 꿇리는 등의 폭력을 행사한 갑질 또한 잘난 인사의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야 할 것 같다. 이런저런 갑질로 이름을 날린 잘난 인사들이 부지기수이다. 우리 사회의 잘난 사람들 얘기도 놀랍거니와 더욱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 것은 일부 교회와 목회자의 잘난 짓들이다.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검찰조사결과 사실로 밝혀진 어느 교회는 세상의 법정에 세워지는 수모에도 눈 하나 까딱도 않는다. 이런 경우도 잘난 교회라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교회와 목사가도덕성을 상실하면 이런 일은 또 잘난?)축에도 끼지 못한다고 한다. 교회 안에서의 성폭력 사건을 비롯하여 예배당 건축비 횡령 등 갖가지 세상에서나 보던 그 잘난 모습들이 그대로 교회 안에 다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다. 교회가 자꾸만 이런 부끄러운 모습들을 보이면 세상의 지탄과 멸시를 피해 갈 길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잘난 얼굴이 죄악이라는 사실 또한 명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해야 할 것으로 본다. 교회가 세상으로 부터멸시와 지탄을 받는 이유나 원인에 대하여는 따져 보지도 않고 핍박을 당한다 하며 울며불며 기도하는 관행도 이제는 사라져야 할 것들 중의 하나이다. 결코 그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을 만한일이 아니다. 이제 영겁의 뒤 안으로 사라져 가는 지나간 해를 돌아보며 그 아팠던 세월을 다시 기억하지 않아도 될 새로운 해가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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