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립교회, 실제적인 연합의 브릿지 되어야

  • 입력 2016.03.24 11:38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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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카이캄)의 태동과 함께 한 할렐루야교회는 국내 독립교회 운동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입지전적인 위치에 있다. 독립교회로서 북한과 통일운동의 브릿지 역할을 감당하고 있으며, 다음세대 양육에 있어서도 작은교회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더욱이 담임 김승욱 목사는 카이캄 부회장으로 섬기며 국내 독립교회의 탄탄한 기둥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자라나 한인교회 목회를 경험하며 독립교회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을 갖고 있는 김 목사에게 세계 독립교회 트랜드와 카이캄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물었다.』 <편집자주>
그동안 독립교회의 신학과 정체성에 대해서 여러 분들이 소개해 주셨고, 온라인과 지면을 통해 알려졌음에도 일부에서는 독립교회를 잘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카이캄의 부회장이자 할렐루야교회 담임목사로서 바람직한 미래지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저는 평소에 ‘카이캄이 이렇게 하면 건강한 모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몇 가지 합니다. 우선 독립교회연합회가 있다는 것은 매우 필요합니다. 세계적인 추세를 봐도 이젠 교단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아요. 유독 한국만 교단 중심입니다. 영향력과 규모를 기준으로 미국의 ‘Top 100교회’ 가운데 80교회가 독립교회 또는 무소속 교회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이나 어디를 가 봐도 교단 중심으로 움직이는 나라는 한국 딱 하나에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세계교회 트랜드는 교단을 벗어나서 연합합니다. 건전하게 정치를 넘어선 공교회의 역할에 집중하는 독립교회가 세계교회의 흐름입니다.
그렇다면 독립교회로서 우리가 무엇을 새롭게 할 수 있을까요? 하나는 다민족 2세 목회자들과 교회들에게 보호망이 되고, 그들을 키워서 안수를 주고, 그들의 사역이 한국에 잘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단일민족을 넘어 다민족국가로 상당히 진행되어 갑니다.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상도 높아지는만큼 앞으로 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둥지를 틀고 살아가게 될 겁니다. 이러한 때 다민족 교회의 중요성은 두말 할 나위가 없죠.
캄보디아, 필리핀 등 세계 각국에서 한국으로 온 외국인들이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나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등에서 신학공부를 하고 다민족 목회자로서 계속 안수를 받습니다. 그들을 안수만 할 것이 아니라 교단 정치에 휘말리지 않고 순수하게 복음 안에서 하나님 나라를 꿈꾸며 다민족 교회가 한국 안에 세워져갈 수 있는 커뮤니티 역할을 한다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좋은 사역이 될 수 있습니다. 관심을 넘어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독립’이라는 의미는 ‘우리만 따로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 같이 하겠다’는 의미라는 것이 잘 알려졌으면 합니다. 독립교회들, 카이캄은 한국교회의 실제적인 연합을 이뤄낼 수 있는 브릿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특정 교단이 무언가를 주도하면 다른 교단이 신경쓰입니다. 독립교회는 그런 게 없습니다.
일례로 할렐루야교회가 브릿지가 되어 진행하고 있는 ‘원코리아연합기도’ 모임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마음에 감동을 주셔서 오랫동안 북한과 통일을 위해 사역해 온 선교단체 대표들과 만났을 때 이들이 쾌히 승낙을 해줬습니다. 통일과 북한이라는 이슈가 특히 예민합니다. 이들 중에는 굉장한 진보도 있고 굉장한 보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년에 2번은 각자의 색깔을 내려놓고 통일과 북한을 위해 연합하고 있어요. 벌써 2번째 기도회를 진행했고, 총 7번까지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다들 ‘이게 될까?’라고 했지만 너무 은혜롭게 되고 있어요. 독립교회인 할렐루야교회가 브릿지가 되어 연합의 끈이 되니까 단체들도 부담이 없는 거죠. 그들이 말하길 지난 20년 동안 이러한 연합을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는 겁니다. 
원코리아연합기도 모임에서는 어느 단체가 드러나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기도와 찬양으로 연합되고 하나가 됩니다. 보통 이런 연합운동을 하면 100명이 다 좋아할 수는 없기 마련인데 이 기도회는 100명이 다 좋아하고 있어요. 다들 하나님의 작품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할렐루야교회는 중심 브릿지 역할만 할 뿐 원코리아연합기도 모임에는 대표도 없고 오피스도 없습니다. 순수한 기도회를 위한 연합으로 끝나는 거에요. 매달 실무자들이 모여서 준비기도하는데 거기서부터 연합이 이뤄집니다. 그냥 되는 건 아니죠. 봄에는 3월1일, 가을에는 10월 둘째주 토요일에 개최합니다. 이렇듯 한국교회가 순수하게 연합할 수 있는 브릿지 역할을 카이캄이 할 수 있다면 한국교회는 더 큰 힘을 얻게 될 겁니다.
카이캄에 정치적인 조직이 없다는 점이 자랑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것 때문에 어떨 때는 구심점이 너무 미약하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참견받기 싫어서 카이캄으로 오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너무 풀어지니 힘이 없기도 한 게 사실이죠. 카이캄에서 섬길 수 있는 역량이 되는 대표성 있는 교회들이 주변 회원들을 아울러서 교육 프로그램과 정보를 제공하고 양육 프로그램을 나눈다면 네트워킹이 훨씬 잘 될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교회들이 치료와 회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회원들을 섬김으로써 “카이캄에 가면 드러나진 않는데 행복하고 건강하게 목회할 수 있다”는 소문이 많아졌으면 정말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할렐루야교회가 12년째 진행하고 있는 Spirit Power 전국 청소년 연합수련회도 카이캄 회원들에게 조금 더 잘 알리고 참여를 독려하겠습니다. 역량이 미치지 못하여 자체적으로 청소년 수련회를 갖지 못하는 교회들을 초청해 진행해 왔는데 카이캄 회원들을 좀 더 챙길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겠습니다.
올해 할렐루야교회 표어가 ‘복음 치유 회복 자유’입니다. 까닭과 목표가 있으시다면?
저는 모든 교회가 복음의 깊이를 알았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복음을 학식적으로만 생각하는데 복음을 체험적으로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올해 신년특별새벽기도회도 ‘복음을 살라’라는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보통 ‘복음을 알라’라고 하는데 그걸 넘어서 복음을 살아내기를 바라는 거죠. 우리가 복음을 살아낸다면 복음과 함께 가는 치유의 역사, 회복의 역사, 자유의 역사가 뒤따르게 마련이고 복음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마음과 심령의 치유, 가정의 회복, 억눌림에서 자유가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살기 위해서는 복음이 나를 통해 흘러야 합니다. 우리 할렐루야교회는 저에게 기도문자를 받는 기도용사들이 1720명입니다. 이들과 매일 복음, 치유, 회복, 자유라는 네 가지 주제를 놓고 밤 10시에 일제히 기도합니다. 제가 매일 기도문을 직접 작성해서 발송하면 어떤 분들은 짧게는 20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 한 목소리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도 그날의 영적인 흐름들을 느끼면서 주님과 나의 포커스를 맞춰야 하고, 날마다 성령님이 주시는 감동에 집중하게 되어 매우 유익하고 특별한 시간들이 되고 있습니다. 특별새벽기도회는 한 주간에 불과했지만 기도용사들을 통해 계속되고 있는 거죠. 
할렐루야교회는 특히 선교에 역량이 집중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와 관련해 직접 참여하는 활동도 있으시죠?
2012년부터 세계변혁운동(Transform World) 실행의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선교를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보면서 세계교회가 함께 움직이는 거죠. 복음의 능력이 사회와 가정과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진짜 선교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입니다. 이것이 할렐루야교회의 중요한 사역이 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변혁한국 4/14윈도우한국연합에서 주최하는 4/14윈도우포럼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4살부터 14살까지의 다음세대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해서 하나님의 파트너로 세우자는 운동이죠. 그 아이들을 애 취급만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거룩한 파트너로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사역을 주자는 거죠. 이러한 사역들을 할렐루야교회가 함께하는 겁니다.
교회 내적으로는 매달 한 차례 ‘비전부흥회’라고 하는 3세대 예배를 드립니다. 부모님과 청년, 자녀 세대가 성령의 같은 꿈을 갖고 함께 기도하는 자리죠. 요엘서 2장28절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라고 하신 말씀에 힌트를 얻었죠. 성령 안에서는 우리가 문화와 세대를 뛰어넘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했습니다. 3세대가 모여 축제 예배를 하고 팔로우업으로 사회에 나가서 사역을 합니다. 예를 들어 12월엔 비전부흥회 후에 성남시 6군데 찾아가 연탄을 나누고 함께 기도합니다. 또 독거노인 반찬봉사 사역, 성남지역 기도투어, 전통시장 구매운동 등 특별하고 색다른 사역이 되고 있습니다.
목사님은 원고 없이 설교하시는 분으로 유명하십니다. 
그럼에도 너무 자연스럽고 유연해서 그 비법을 궁금해 하는 목회자들이 많은데요
우선 저는 그냥 생각한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합니다. 그리고 준비한 내용을 그림처럼 외우죠. 글자로 외우면 너무 딱딱하고 자연스럽지 않아요. 그렇게 쭉 정리한 내용을 가지고 페이지별로 아웃라인과 예화 등 흐름을 기억하고 나면 성령께 맡기고 단상에 오릅니다. 그렇게 하면 저도 틀에 매이지 않고 자유로워요. 그때 그때 성령이 무슨 포인트를 더 강력하게 하실 수도 있고, 어떨 때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예화를 떠오르게 하십니다.
둘째는 성도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강단에서 설교하는 목사를 넘어서 우리를 찾아와 말씀하는 설교자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어서예요. 할렐루야교회에 오기 전 미국에서도 마지막 5년 동안은 이렇게 설교했어요. 나의 취향이고, 성도들에게 더 다가가려는 목자의 마음이고, 그래야 성령께서 저를 자유롭게 사용하실 것 같은 마음 때문이죠.
한국교회가 위기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미국과 유럽의 교회 쇠퇴현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요. 한인 목회를 하셨고 미국 교회를 직접 담임하신 분으로서 어떻게 느끼십니까?
제가 봤을 때 아쉽게도 한국교회가 건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파도가 한 번 지나가면 여파가 있기 마련입니다. 파도는 이미 지나갔지만 그 영향을 받는거죠. 위기는 하나님이 주시는 거고, 위기를 잘 살려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하는데 문제는 건강하지 않다는 겁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다음세대를 키우지 못했다는 거에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성세대가 좀 더 배려하고 양보해야 합니다. 다들 교회가 고령화된다고 걱정하면서도 기득권을 잡고 있는 이들이 일을 다 하려하고 놓지 않으려 합니다. 한 번 넘어지더라도 기득권을 과감하게 놓아야 합니다. 넘어져야 다시 일어날 수 있어요.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은 지금이라도 전력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이미 많이 늦었어요.
그동안 한국교회가 보여주고 나타내는데 신경을 많이 써왔다면 이젠 내면을 복음와 영성으로 강건하게 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을 섬기는 모습으로 돌아와야 하고, 교회가 교회다워져야 다시 소망이 있습니다. 소수 목회자들의 비리와 부정이 뉴스를 통해 드러나고 있지만 그것도 일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한국교회가 기도하고 있으니 소망은 적지 않아요. 북한이라는 시대적 사명이 있기에 전진할 수밖에 없고, 북한이 열리면 새로운 부흥을 허락하실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이 아닌 성경과 기도, 본질로 돌아가야 합니다. 저부터 그래야만 합니다.
대담=지미숙 기자
정리=임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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