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같이 송일국 삼둥이 만두로 대박 터져

  • 입력 2016.03.31 09:38
  • 기자명 윤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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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을 하던 남미경 대표가 만두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년 전. 우연히 신라호텔 주방장 출신이 만든 만두를 맛본 뒤 총판계약을 따내 당시엔 한 달에 1억 원 가까이 매출을 올릴 만큼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1999년 만두 파동으로 월 백 만원 팔기도 힘들 정도로 큰 좌절을 겪는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만두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는데….
인간이 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간증을 담은 ‘한만두 식품’의 남미경 대표의 레퍼토리가 솔깃해 3월 29일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한 공장을 찾았다.
 
보험회사 전국 2등에서 만두 총판업자로
집안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포기한 채 아모레 태평양화학의 미용사원으로 일찍부터 산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스물넷의 이른 결혼도 두 아이만 남긴 채 이혼으로 끝났다. 살아야 했기 때문에 보험 상품을 팔았다. 전국 2등을 했더니 포상으로 유럽 여행을 가게 되었다. 거기서 만난 가이드 에게 정말 맛있어서 주문해서 먹다가 만두총판사업을 하게 되었다. 정말 잘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귀국해서 인천에 있던 지하실의 조그만 만두 공장을 방문해 3일을 졸라 총판 계약을 따냈다.
1999년 만두 파동에 치명타
만두 한 봉지 팔면 3천500원 남았는데 한 달에 1억 어치를 팔았다. 그러다 1999년 만두 파동이 일어났다. 다른 업체의 만두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납품하던 업체와는 상관없었는데도 정말 하루아침에 완전 망했다. 갈 곳이 없어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매일 교회 가서 살았다. “기도합시다”하면 졸려서 자고, 예배는 구경하고. 뭘 알고 했다기보다 복을 받으려고 다녔다. 그러다 교회 벽에 붙은 멕시코 아웃리치 포스터를 보고 지원했고 거기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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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500, 월세 50의 만두 공장 시작
‘남이 (만두를) 만든 것도 내가 이 만큼 팔았는데 내가 한번 제대로 만들어볼까?’하는 생각에 보증금 500, 월세 50만원의 50평 남짓의 만두 공장을 차렸다. 기술 하나 없이 시작한 만큼 순탄할 리 없었다. 실패에 실패 끝에 1년 만에 빚만 1억 원이 넘었고 3년이 지나자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사업을 접고 선교사로 떠날 생각도 했지만 이대로 좌절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
 
하루에 두 세 시간 자면서 일을 했다. 새벽 3시에 만두 속을 비비고, 6시에 반죽해서 만두피 만들었다. 9시에 아줌마들 출근하면 같이 만두 빚고, 저녁 6시에 아줌마들 퇴근하면 혼자 만두를 저울에 재고 박스에 담아 포장해 냉동차에 싣고, 밤이 되면 배달을 갔다. 이렇게 2-3년, 빚을 다 갚고 집세도 냈다.
 
1400평의 대지 위에 기적같이 만두공장 지어지다
그러다 2004년 또 다시 만두 파동이 터졌다. 매출도 반으로 떨어져 아주 힘든 세월을 보내야했고 엎친데 덮쳐 공장도 이전해야 했다. 60억 프로젝트였고 100% 대출이어야 했다. 돈도 한 푼 없이 1400평 공장을 짓겠다고 하니 은행마다 대출을 거절했다. 그때마다 눈물을 쏟아내야 했다. 남아 있던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두 번이나 40일씩 릴레이 금식기도를 해줬다. 절박한 상황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예수전도단에서 하는 독수리 DTS(제자훈련학교)를 받았다.
 
그 무렵, 낯선 할아버지 한 분이 총판권을 달라고 찾아오셨다. 정중히 거절했지만 10번이나 공장을 찾아왔다. 그분이 대출이 안 돼 공장도 못 짓고 있는 걸 보고는, 건설업자를 데리고 와서 보증서 주고 “책임질테니, 이 회사 공장을 지어주라”고 하셨다. 그 건설회사는 공장을 지어주었고 그 건설회사의 주거래 은행에서 대출도 받게 해주셨다. 돈 한 푼 없이 그렇게 기적같이 공장이 지어졌다. 하나님이 하셨다.
“도와주게다”고 다른 회사 관리자 2명이 찾아왔다. 하지만 회사운영 방침이 달라 따라가기도 어려웠다. 맛과 품질도 점점 떨어졌고 매출도 반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직원들은 상처받고 그만두기 시작했다. 함께 일했던 이사도 3개월 동안 기숙사에서 나오지 않았다.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다.
 
돼지고기 값은 4억9천500백만 원이나 미수금으로 남아 있었다. 업체에서 현금 500만원이라도 줘야만 납품을 하겠다고 하더라. 돼지고기가 안 들어오면 납품을 못하고 거래처가 끊겨 도산 하는 건 시간 문제였다. 해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업체에 찾아갔다. 처음에는 “안 된다”고 거절하셨지만 “3달 안에 반드시 대박을 내서 갚겠다”는 그 말에 거래처 사장님은 한 번 더 믿어주셨다. 그리고 비싼 한우를 사주더라. 오랫동안 거래했어도 밥 한 번 같이 먹은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그 해는 구제역도 심해 고기 구하기도 쉽지 않았는데 전국을 돌아다니며 가장 좋은 고기를 구해다 줬다. 나중에 들었는데 “어떤 작전이가 있나보다 싶어서 믿었다”고 하더라.
그해 12월 중순부터 이듬 해 2월, 말 그대로 대박이 터졌다.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송일국과 삼둥이가 만두 8판을 눈 깜짝할 사이 ‘폭풍흡입’을 했던 갈비 만두. 그 방송이 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했던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한만두의 갈비만두를 그 음식점에 납품을 했었는데 대박 난 것이다. 보름 동안 18억, 2개월 반 동안 50억, 한 해 동안 130억 원 어치를 팔았다. 하나님이 출애굽 광야에서와 같이 마지막에 홍해길이 열어 주신 것이다. 그래서 약속대로 거래처 사장님께 5억 원을 갚아 드릴 수 있었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삶
남미경 대표와 직원들은 한 달에 한 번은 자매결연 맺은 곳을 찾아 무한 봉사활동을 펼친다. 마지막 주 토요일엔 9개 봉사팀을 만들어 팀별로 고아원, 양로원을 찾아 만두를 대접하고 청소 등 봉사활동을 펼친다. 직원들의 호응도 높아 2년 이상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다. 정신지체 장애우들과 새터민 여성들을 식구로 받아 들여 일자리를 함께 나눴다.
 
“어떻게 이렇게 세계 1위 부자를 오래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록펠러 손자는 하나님이 우리가 돈을 어디다 쓰는 줄 아십니다라고 답하더라. 좋은 일을 해야 주신다는 것을 알았다. 하나님께 잘 보이려고 쇼하는 거다”라고 말하는 남 대표는 훗날 고아원도 설립하고, 굶고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따뜻한 만두를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도 조심스레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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