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자?

  • 입력 2016.04.01 08:5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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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승 교수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기독교상담학)
[프로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기독교상담학 교수▣ 한국상담전공대학원협의회 감독상담사▣ 복음주의 상담학회 감독상담사▣ 한국가족상담협회 감독상담사

그동안 톡톡 튀는 광고문구로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던 한 통신회사가 작년부터 밀고 있는 광고 캠페인이 ‘이상 하자’이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기대를 뛰어넘는 이상 (異常)한 변화를 꾀하며 소비자를 만족시키겠다는 것이다. 그 밑에 깔려 있는 생각은 이상한 것은 문제가 아니라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것이고 오히려 그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 내의 교육이나 사회현장은 소위 말하는 ‘튀는 사람’을 환영하지 않았다. 치열한 조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상해서는 안 되고, 잘 적응하며 순응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그 결과 지식은 있어도 지혜가 없고, 적응은 잘하지만 창의적인 사람은 찾기 힘든 현실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기존의 틀과 생각을 벗어나 이상하다고 말할 수 있는 관점을 가져보겠다는 주장은 일면 동의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민이 되는 것은 그 ‘이상하다’라는 것과 ‘정상이다’라는 것의 모호한 기준이다. 이 통신회사가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이상한 제작발표회’와 함께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거기에 초대된 강연자 중에 동성애자가 있었고, 그는 “틀린 게 아니고 다른 거잖아요.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행복하면 안 되는 건가요? 당당해지면 세상도 날 인정해줘요”라고 말한다. 한 개인의 독특한 성적 취향이 이상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 상한 성향이 과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며 무언가를 선도한다고 해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이상과 정상의 진정한 기준이 무너지고 무뎌지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한 정신의학자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성향으로 의존적인 성격과 함께 그 반대적 성향인 자기애적 성격을 말하고 있다. 의존적인 사람에게는 ‘이상하자’라 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자기애적 사람에게는 이것이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도구가 된다. 실제로 적잖은 사람이 이상한 생각을 절대화하고 그것을 주장하며 산다. 자기 생각대로 되어야 하고 자기 생각대로 안 되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고 속단한다. 문제는 이러한 자기중심적 생각이 그렇게 건강한 생각이 아니라는데 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이 있다. 하늘에서나 땅에서나 나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의 결국은 인생무상이다. 내 이상한 생각, 내 이상한 관점, 내 이상한 행동 은 결국 허무로 결론을 맺을 수밖에 없다. 선구자적인 탁 월한 지식으로 사상과 철학을 발전시킨 결과가 허무인 경우가 많이 있다. 정상이든 이상이든 피조물인 인간이 가진 관점과 생각은 창조주 하나님과 함께 하지 않을 때 무가치 한 것이다. 사람이 사람됨을 회복하고 우리의 생각이 온전해지는 것은 하나님을 알면서 가능해진다. 우리 자녀들이 철이 든다고 하는 것은 자기가 제일인 줄 알고 생각하며 살다가 부모와 이웃을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 앞 에서 철이 나는 것도 하나님을 생각하고 그 분 안에서 보 고 행하면서 시작된다.

 

이상하게 생각하며 삐딱하게 세상을 볼 수 있는 독특한 관점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전에 해야 할 것이 있다.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의 생각대로 보는 것이다. 진정한 이상함 은 참 진리인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릴 때 생긴다. 바울은 이상한 그의 주장 때문에 이런 소리를 듣는다. “바울이 이 같이 변명하매 베스도가 크게 소리 내어 이르되 바울아 네가 미쳤도다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한다 하니”(행 26:24). 우리 생각을 하나님의 통치 아래 내어 드리고 진정으로 나와 우리를 변화하게 하는 이상한 관점을 가졌으면 한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진리에 대한 벅찬 감격으로 이상한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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