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한 번, 지금 당장

  • 입력 2014.06.25 14:1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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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목사 (아름다운교회)             
[프로필]
▣ 순복음 신학교 교수
▣ 일산기독교연합회 회장
▣ 사랑이 있는 마을 담임
▣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이런 약속’이라고 하는 시가 있습니다. “이런 약속 지켜보신 적 있으십니까? 언제 한번저녁이나 함께 합시다. 언제 한 번 차나 한 잔 합시다. 언제 한 번 만납시다. 언제 한 번 모시겠습니다. 언제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 언제 한 번 다시 오겠습니다. 언제 한 번 연락드리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의 입에 붙어버린 말, ‘언제한 번.’ 오늘은 또 몇 번이나 그런 인사를 하셨습니까? 악수를 하면서, 전화를 끊으면서, 메일을 끝내면서, 아내에게, 아들딸에게, 부모님께, 선생님께, 친구에게, 선배에게, 후배에게, 직장 동료에게, 거래처 파트너에게….
 
언제 한 번은 오지 않습니다. 오늘 저녁 약속이 있느냐고 물어보십시오. 이번 주말이 한가한지 알아보십시오. 아니 지금 만날 수 없겠느냐고 물어보십시오. 사랑과 진심이 담긴 인사라면 언제 한 번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미루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언제 한 번’이라는 약속을 무수히 남발하지만 그 대부분은 전혀 지켜지지 않는 부도난 어음일 뿐입니다. 친구와의 약속을 어기면 우정이 금이 갑니다. 결국에는 친구를 잃게 됩니다. 자식과의 약속을 어기면 존경이 사라집니다. 자식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거짓말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기업과의 약속을 어기면 거래가 끊어집니다. 다시는 투자하지 않습니다.
 
선거 때가 되면 공약들이 쏟아집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공약들은 줄줄이 폐기됩니다.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면 표를 잃어버립니다. 하지만 꼭 지키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은 약속도 있습니다. 우리는 나 자신과의 약속엔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래서 새해에 세운 계획들이 작심삼일로 끝나고 용두사미가 되고 맙니다. 그러나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면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됩니다. 내가 나를 못 믿는다면 세상에 나를 믿어줄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그 누구와의약속보다 중요한 약속이 나 자신과의 약속입니다.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 있습니다. 하나님께 한약속입니다. 전도서 5장 4~6절을 보면 “네가 하나님께 서원하였거든 갚기를 더디게 하지 말라 하나님은 우매한 자들을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서원한 것을 갚으라, 서원하고 갚지 아니하는 것보다 서원하지 아니하는 것이 더 나으니 네 입으로 네 육체가 범죄 하게 하지 말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미국 프린스턴에 한 구강외과의가 있었습니다. 이 의사는 오세올라 교회 장로로서 수입의 대부분을 남을 돕는 일에 기부했습니다. 그는 여섯 명의 딸들을 신앙으로 잘 양육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았습니다. 그에게 한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는 대학생 때 목사가 되겠다는 서원기도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에 부딪쳤습니다. “의사도 목사 못지않게 중요한 직업이다. 돈을 많이 벌어 그것으로 하나님의 일을 하라.” 그는 결국 의과대학에 진학해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하나님 앞에 한 약속이 자꾸 생각났습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지 20년 만에 의사를 그만두고 프린스턴신학교에 입학했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가 바로 오랄 로버트 대학의 설립자요, 세계적인 설교자인 오랄 로버트입니다. 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과의 약속도 중요 하지만 하나님과의 약속은 더욱 소중하다.”
 
민수기 23장 19절을 보면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랴”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약속한 것을 잊었다고 시치미를 뚝 떼고, 약속한 적 없다고 우기거나, 농담 이었다고 둘러대지만 하나님은 약속에 신실하십니다. 하신 약속은 잊지 않고, 어기지 않고, 반드시 지키십니다.
 
우리는 범사에 하나님을 닮아야 합니다. 약속을 지키는 일에 있어서도 하나님을 닮아야 합니다. 혹시 약속하고 지키지 않은 것이 있는지 점검해 보십시오. 내일은 보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키지 않은 약속이 있다면 더 이상 ‘언제 한번’이 아니라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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