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나누는 동네작은교회

  • 입력 2016.04.06 08:46
  • 기자명 윤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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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작은교회 김종일 목사-horz.jpg
 
 
한국교회 80%는 100명 내외 개척교회로 그나마도 2~3년 버티다 문을 닫는 경우도 많다.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성도 20명이 넘으면 교회를 분립하는 교회가 있다. 동네작은교회를 운영하는 김종일 목사의 이야기다. 김 목사 부부는 지난 3월 성남 수진동에 동네작은도서관을 열고 지역교회를 돕고 있다.
 
복수의 리더십을 가진 4개의 동네작은교회
평일 소그룹 성경공부 모임을 시작한지 올해로 10년째다. 세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가벼운 얘기로 시작하지만 성경은 깊이 있게 나눈다. 처음엔 4명 정도가 모였다. 연말에는 5-6명으로 구성된 소그룹이 12개로 늘어났다. 소소한 일상을 나누다보니 주일만 예배하고 가는 사람들에 비해 많이 살아남는 것 같다.
 
모임 1년만인 2007년 12월, ‘동네작은교회’를 창립했다. 20명 내외의 소그룹으로 하되 지역사회를 섬기며 재정도 자립해야 한다는 나름의 원칙도 있다. 예배당 없이 이곳저곳 옮겨 다니다 소비코라는 음향회사 강당에 들어가 주일 예배를 시작했다. 공간을 하나 더 얻으면서 인위적으로 두 개로 분립시켰다. 분립하는 게 싫어서 교회를 뛰쳐나간 분도 있고 남아서 끝까지 저항한 분도 있었다. 분립해 나간 지체들도 자립하는 것을 너무 힘들어 했다. 그때 어금니 3개가 빠져나갈 정도로 어려움은 있었다.
 
마지막에 세 개가 분립해 나가고 남은 7명과 함께 남은이공동체가 되었다. 현재 그몸공동체는 20~30대 젊은 층 위주로 정택인 형제가, The 작은 공동체는 결혼한 젊은 층 가정으로 김경삼 형제, 헤브론공동체는 50~60대로 조혁래 목사님이 맡아서 섬기고 있다. 목회자들은 자립을 위해 이중직도 마다하지 않는다. 모여진 재정은 지역을 섬기며 사람을 세우는데 사용하고 있다.
1개의 동네 작은 어린이도서관
도서관이 있는 건물의 주인은 교회를 다닐 것 같은 불교신자이다. 건물 주인은 2층에 교회들이 들어 오려할 때 3층에 교회가 있으니 줄 수 없다며 1년 넘도록 비워두셨다. 우리가 들어간다고 했을 때 3층에 있는 교회 목사님도 매일 기도를 많이 하셨다. 그랬기에 교회를 똑같이 할 수는 없었다. “지역교회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겠다”고 하자 좋은 일을 한다고 임대료도 조금 내려 받으셨다.
 
동네 분들은 “교회”라고 하면 잘 들어오시지 않으신다. “어린이도서관”이라고 하니 아이들 손을 잡고 부담 없이 들어오신다. 아직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많이 오신다. 호텔에서 쉐프를 하는 분은 오후 늦게 샌드위치를 가지고 오셔서 성경공부를 하고 가기도 한다.
 
도서관 운영에 대해 잘 모른다. 책만 꽂으면 도서관이 되는 줄 알았다.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아 돕는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 어느 날, 어떤 부부가 오시더니 사진도 찍고 그러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 분은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이시고, 또 한 분은 청소년 도서관 사서로 일하셨던 분이셨다. 수요일 소그룹 모임 때 오셔서 실제적인 도움을 많이 주고 계신다.
 
향후 계획
어린이 도서관의 책은 6천권 정도 비치되어 있다. 하지만 신간이 많이 필요하다. 아이들 영어 교재, 레고, 퍼즐 놀이방도 따로 운영하고 있어 아이들이 다 자란 가정에 레고가 필요 없으시면 기증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영국에서 10년 있다 왔는데 아이들의 교육이 너무 많이 비교된다. 아내가 상담실에서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그때 많이 망가지는 것을 알게 됐다. 4-5학년 때부터 특목고를 준비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아이들이 심성 좋게 크는 것도 중요한데 안쓰럽다. 지금은 어린이 도서관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방과 후 학교도 운영하며 향후 대안학교까지 꿈을 꾸고 있다.
 
동네작은교회 도서관 전경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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