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이다 !”

  • 입력 2016.04.22 10:2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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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이라고 돌을 던질 사람도 있겠지만, 이참에 할 말을 하자면 ‘내 이럴 줄 알았다.’라고 말하고 싶다. 지난 17대 총선 때부터 계속 두드려온 기독교 정당의 국회 입성은 이번에도 무산됐다. 이번에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대표적인기독교 정당은 둘이다. 그 중 하나인 기독자유당(대표 손영구)은 정당 득표율이 2.64%로 원내 진출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 3%에 상당히 근접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클 것 같다. 또 다른 기독교 정당인 기독당(대표 박두식)은 기독자유당에 비해 존재감 면에서 많이 열세였던 만큼 정당 득표율을 1%도 얻지 못했으나, 지지율만 놓고 봤을 때 후보를 낸 21개 정당중 9위를 차지했다는 점이 그나마 위로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문제는 선거가 끝나고 나서이다. 이번에 국회 입성을 하지 못한 원인을 놓고 두 기독교 정당 간에 ‘네 탓’ 공방이 벌어진 것이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계산을 해볼 때 이번에 기독자유당이 얻은 626,853표에 기독당의 득표수 129,978표를 합하면 충분히 국회의원 1명을 배출시키고도 표가 남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일까 서로 ‘네 탓이오’라는 공방이 더 큰 것 같다. 기독당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독자유당 관계자들을 무더기 고발했다는 소식이다. 이에 맞서 기독자유당 역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또 공식석상에서 서로 상대방을 향해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교회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계제(計除)는 아닌 것 같아 이는 차치하고, 우선 냉정하게 짚어 보아야할 것이 하나 있다.

 

이번 총선을 치루면서기독자유당은 ‘동성애와 이슬람, 그리고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에 400만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고 했음에도 실제 지지에서는 어찌하여 그 절반의 절반도 얻어내지 못했는지 차후 세밀한 분석을 해보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두 정당이 같은 색깔에 같은 목적이라면 왜 합당을 위해 머리를 맞대지 않고 날선 법적 공방으로만 가려 하느냐 하는 것이다. 차제에 우리가 바라는 것은, 기독교 정당의 이름으로 원내에 진출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형제가 서로 다투지 않고 하나가 되어 화목을 이루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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