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는 일을 이해하는 목회자를 원한다”

  • 입력 2016.06.01 13:11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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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는 일을 영적인 분야와 세속적인 분야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구분에 몹시 분개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성과 속을 가르면서 주일 하루와 평일 저녁 하루 신앙적인 모임에 참여하는 것으로 영적인 의무를 다했다고 여기는 기독교인들이 주중의 시간 동안 나는 과연 어떠한 핵심가치에 의해 움직이고 일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별 생각 없이 바쁘게만 살아가는 것에 대해 특히 안타까워했다.

그렇다면 과연 일터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세상일과 하나님의 일은 분리되어 있는 것일까? 주일은 주님께 바치는 날이지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의 삶은 주님께 안 바치는 날인가? 그 날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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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WIA(Faith & Work Institute Asia, 대표 김윤희 교수)가 5월3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에메랄드홀에서 ‘일의 신학’ 특별 세미나를 개최하고, 일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평신도들을 위해 교회와 목회자가 어떤 신학을 가지고 설교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150여 명의 목회자, 신학생, 평신도들이 참석한 이날 FWIA는 팀 켈러 목사가 시무하는 美 뉴욕 리디머교회의 프로그램들을 토대로 일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알 수 있는 소그룹 교재와 콘텐츠를 소개했다.

 

“치열한 영적 전쟁터는 교회 아닌 직장”

전체 강의를 진행한 김윤희 대표는 “일상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고 있는 교인들이 정작 일의 신학에 대해 교회를 통해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직장생활에서 적용하기에 교회의 설교는 너무나 영적이고 추상적”이라며 “설교하는 목사님들부터 성경말씀을 어떻게 적용해야 될지를 모른다”고 문제제기했다.

김 대표는 “일터사역을 위해 평신도, 목회자 등 다양한 이들과 소그룹을 진행해 봤는데, 평신도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목회자들이 하루라도 일터에 고용되어 일을 해보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가 무슨 일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며 일하는 평신도들을 위한 맞춤 설교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평신도들은 자신의 일도 하면서 주중에도 교회 모임에 참석하고, 하나님께 더 헌신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항상 미안해하면서 자신의 가정도 건강도 제대로 못 챙길 정도로 교회 일에까지 열심히 살고 있다”며 성도를 모으고, 모이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놓치고 있는 ‘맹점’이 있음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한국교회는 지금 수평이동도 불사하면서 ‘우리 교회’의 숫자를 늘리고, 다른 교회로는 못 가게하며, 어떻게든 프로그램을 돌려서 교회에 가둬두고 있다”면서 “‘모이는 교회’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정작 교인들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고, 어떻게 해야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인지 가르쳐주지 않으면서 교회에 모아두기만 하니 교인들이 일터에 가서는 힘이 없다”고 분석했다.

김윤희 대표는 교회가 교인들을 영적으로 무장시켜서 매일 매일 치열한 전쟁이 치러지는 영적 전쟁터인 직장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의 신학’은 평신도들이 너무나 목말라하는 영역이고, 이것이 알려질 때 폭발적인 관심과 함께 트렌드가 될 것이라 믿는다”며 “빨리 영적 흐름을 캐치해서 사역하기 시작하면, 교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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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그룹 토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김윤희 대표가 설명하고 있다.
 

 

일터에서의 성경적 가르침 전하는 TOW 프로젝트

이날 FWIA는 일터에서 겪는 고민들을 성경적 원리로 설명하는 소그룹 교재 ‘FWIA 버킷’을 소개하고, 소그룹을 이뤄 버킷을 활용하는 법을 체험했다.

FIWA 버킷은 일터에서의 문제를 성경적 원리로 해결하고자 하는 이들이 함께 고민하고 배우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FIWA는 일, 돈, 성공, 관계, 윤리 등 일터에서 적용하기 좋은 다양한 주제로 구성된 버킷 자료는 신청자에게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 자료는 교회, 신우회, 친구, 직장동료 등의 모임을 활성화 시키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며, 이미 온누리교회나 LG CNS 신우회 등에서 사용 중이다.

특히 김윤희 대표는 TOW 프로젝트를 강력 추천했다. TOW(Theology of Work, theologyofwork.org/ko)는 8년간 138개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성경 66권에서 말하는 일을 고찰한 주석이다.

김 대표는 “TOW는 미국의 CEO들이 ‘일의 신학’이 너무나 갈급해서 만들기 시작한 주석이다. 신구약 전체를 일의 신학 관점에서 관통하여 ‘일’에 대해서 최대한 풀어 설명하고 있다”며 “학자들과 현장 실무자들이 TOW를 만든 목적은 오로지 목회자와 일터에 있는 모든 이들이 성경적인 가르침을 받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TOW의 전도서 3:1~4:6절까지의 자료를 가지고 소그룹 모임을 진행했으며, 성경구절에서 ‘일’에 대해 시사하는 바를 찾고 깨달은 바를 나누며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경목실에 몸담고 있는 한 참가자는 나눔을 통해 “일에는 은퇴가 없지만 직업에는 은퇴가 있다. 하나님이 주신 직업에 대해 시간적인 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고, 류평립 목사(일산 목양의교회)는 “하나님도 일하셨으니,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도 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파송됐다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내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연구하고 노력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겠다”고 발표했다.

FWIA는 사람들이 일에 대한 사명감과 목적의식을 갖게 하여, 일터와 산업 문화에 유익과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돕고자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다음 세대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활발한 커뮤니티 문화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히 세미나를 통해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TOW는 책 5권 분량이 되는 신구약 전체 주석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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